뮤지컬·연극·인형극·무용극을 한 무대에서 실현

압도적인 스케일·화면 뚫고 나온 배우들의 퍼포먼스

익숙함 속 상상 더하기…현대에 던진 감동 메시지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상상을 초월한 판타지가 무대에서 펼쳐진다. 아는 내용이기에 극에 빨려 들어가는 힘이 어느 작품보다 강하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아온 스튜디오 지브리의 마스터피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벵골 호랑이와의 비범한 여정 ‘라이프 오브 파이’의 한국 초연이 스펙터클한 모험으로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두 작품은 추억을 소환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2001년 애니메이션으로 만나,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OST로 익숙한 작품이다. ‘라이프 오브 파이’ 역시 맨부커상 최대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영화로 대박을 터뜨렸다.

스크린 속 상상력을 무대로 그대로 옮긴 두 작품은 공연예술의 스펙터클을 실현했다. 뮤지컬, 연극, 인형극, 무용극 등 공연예술의 모든 퍼포먼스를 담았지만, 제작사 토호·CJ ENM과 S&CO는 ‘Live of Stage’라고 강조했다. 어느 특정 장르에만 국한되지 않고, 포괄적인 시선으로 작품을 감상하라는 뜻을 담았기 때문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라이프 오브 파이’는 익숙함 속 전혀 다른 스토리로 전개된다. 그런데 감탄을 자아내는 경이로운 라이브 무대로 마법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한다.

디지털 장치 없이 관객을 몰입시키는 압도적인 스케일이 장관을 이룬다. 화려한 영상 효과 대신 배우들과 퍼펫티어, 정교한 무대 장치만으로 모든 장면을 채운다. 마법 같은 연출에 스며드는 라이브 연주는 웅장하고 서정적이면서 박진감 넘치는 음악으로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촌스럽지 않은 상상력과 세계관을 완성했다. 두 작품 모두 그림 또는 CG로 그린 배경을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해 무대에 설치했다. 아날로그 무대가 선사하는 특유의 감성과 기묘한 동화적 감수성은 배우들을 통해 심취하게 된다. 배우들의 표정과 움직임은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하고, 영화 속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생명을 불어넣은 퍼펫들은 단순한 캐릭터를 넘어, 퍼펫티어들과 일심동체가 되어 몰입도를 높인다. 영화 포스트를 연상케 하는 커튼콜까지 완벽하다.

두 작품의 드라마는 다르지만, 각각의 모험기가 흥미롭다. 희망을 향해 달려가는 인간의 욕망을 상징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은 판타지를 넘어 현대 사회를 은유적으로 담아낸다. 긴박한 상황을 다른 초점으로 연결, 두 작품의 연결고리를 잇는다.

지브리의 명작 무대와 경이로운 광경이 펼쳐지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3월 22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오페라하우스에서, ‘라이프 오브 파이’는 3월 2일까지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