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효원기자] 삼성전자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4조6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금융위기 상황이던 지난 2008년 4분기 적자 6900억원, 2009년 1분기 적자 7100억원을 낸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역대급 적자를 기록했다.

27일 삼성전자는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 업이익이 640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 이하를 기록한 것은 2009년 1분기 5900억원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금융위기 이후 역대급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데다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악회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문별로 가장 많은 적자를 낸 곳은 반도체 부문이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4조5800억원의 적자가 나왔다. 매출은 13조73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26조8700억원, 영업이익 8조4500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절반, 영업이익은 13조원 감소했다.

그런 가운데 갤럭시 S23이 효자 노릇을 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은 갤럭시 S23이 잘 팔리면서 반도체 부문 적자를 메웠다. 매출과 수익률이 골고루 증가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사업도 부진했다. 프리미엄 TV 판매는 순조로왔지만 생활가전은 수요가 줄면서 영업이익은 1900억원에 그쳤다.

중소형 패널은 시장 위축으로 실적이 줄어 디스플레이(SDC)는 매출 6조6100억원, 영업이익 78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며 감산을 공식화한 만큼 2분기부터는 감산의 효과로 공급 과잉이 해소돼 가격 하락세가 진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감산을 인정한 후 지난 11일 DDR4 16기가비트(Gb) 2666 D램의 현물 가격이 1년 1개월 만에 소폭 반등(0.78%)해 기대감을 높였다.

첨단 공정과 고부가제품 비중을 늘리고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27일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부터 재고 수준이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며 감소 폭이 하반기에는 더 확대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적극적인 투자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6조5800억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시설투자에 10조7000억원을 투입했다.

김 부사장은 “미래 경쟁력을 위해 지금부터 선제적으로 투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전년과 유사한 수준의 캐펙스(설비투자)는 유지하면서 R&D 비중은 지속해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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