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집념의 승리’라는 말이 똑 들어맞는다. 이전의 더딘 과정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코치진부터 선수 모두 경기 종료 호루라기가 울릴 때까지 사력을 다해 ‘귀중한 첫 승’을 이뤄냈다.

강원FC ‘최용수호’가 반전의 디딤돌을 놓았다. 지난 26일 FC서울과 K리그1 9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45분 터진 이웅희의 극적인 결승골로 3-2 승리, 고대하던 시즌 마수걸이 승리에 성공했다.

과정이 극적이었다. 전반 24분과 후반 20초 각각 박상혁, 정승용이 연속골을 터뜨리며 1승 문을 연 강원은 후반 7분과 23분 서울 임상협에게 연속골을 허용했다. 또다시 1승 달성에 어둠이 드리웠다. 선수들의 심리적 허탈감이 어느 때보다 클 만했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종료 직전 이웅희가 절묘한 가슴 트래핑에 이어 오른발 터닝 슛으로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강원은 지난 8경기까지 단 3골로 리그 최소 득점 팀이었다. 그것도 필드골은 단 1골. 나머지는 페널티킥 득점과 상대 자책골이다.

디노가 지난해 장기 부상 여파로 컨디션 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영건’ 양현준도 상대 견제와 부상, 조급함이 겹치면서 득점에 가담하지 못했다. 간절함을 품고 뛴 서울전은 달랐다. 양현준이 특유의 민첩한 측면 돌파에 이어 정확한 크로스로 박상혁의 선제골을 도우면서 깨어났다. 또 강원은 이날 9개의 슛을 시도해 4개를 유효 슛으로 연결했다. 유효 슛 비율이 44.4%였다. 크로스 성공률도 33.3%에 달했다.

8라운드까지 강원은 리그에서 최소 슛 수(64개)는 물론 유효 슛 비율도 25%로 최하위였다. 강원 다음으로 유효 슛 비율이 낮은 건 대구FC였는데 49%에 달했다. 그만큼 문전에서 결정력이 매우 떨어졌는데 이날 최 감독이 놀랄 정도로 선수들이 득점포를 ‘펑,펑’ 가동한 것이다.

비록 서울의 마지막 공격 상황에서 ‘오심’이 발생하긴 했지만 강원엔 1승 그 이상으로 ‘우리도 할 수 있고, 골을 넣을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을 품게 했다. 강원은 29일 오후 4시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 현대를 상대로 10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강원은 원정 경기지만, 전북이 지속해서 정상 궤도에 근접하지 못하는 만큼 최소 승점 1 이상을 목표로 두고 있다. 전북은 강원이 첫 승을 올린 날 대전하나시티즌과 원정 경기에서 1-2 충격패했다. 그것도 대전이 직전 경기에 뛴 선발 필드 플레이어 10명을 싹 바꿔 치렀는데 속수무책당했다. 전북은 제주 유나이티드와 8라운드 원정에서 2-0 완승하며 분위기를 바꿨으나 당시 김상식 감독이 심판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 이날 김두현 수석코치가 대행 구실을 했다.

전북은 강원 원정도 김 감독 없이 치른다. 어수선한 상황을 다잡는 것은 물론 ‘1승 기세’를 안은 강원을 제어할 명확한 전술이 요구된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