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지금까지 이런 고등학교 투수는 없었다.”
그를 지켜본 프로 구단 관계자 모두 엄지손가락을 세운다. 20년 가량 고교 선수들을 바라보고 스카우트했던 수도권 A구단 단장부터 중학교 시절부터 그를 꾸준히 지켜본 지방 B구단 스카우트 팀장, 그외 구단 스카우트 팀장도 칭찬일색이다. 지난해 김서현, 2년 전 문동주의 고교시절보다 ‘한 수 위’라는 게 공통된 평가다. 마산용마고 우투수 장현석(19) 얘기다.
지명순위는 논할 필요도 없다. 이미 2024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이 확정된 상태다. 장현석이 드래프트 신청서를 내는 순간 1순위 지명권을 지닌 한화의 선택은 장현석으로 결정될 게 분명하다. 그만큼 장현석에 대한 평가는 최근 프로에 입단한 어떤 유망주 투수보다 높다.
A구단 단장은 “지금까지 본 고교 투수 중 최고다. 지금까지 이런 고등학교 투수는 없었다”며 “고등학생이 155, 156㎞를 꾸준히 던진다. 제구도 되고 낙폭이 큰 커브도 있고 마운드 위에서 멘탈도 강하다”고 장현석을 평가했다.
지방 B구단 스카우트 팀장 또한 “작년까지만 해도 경기 운영에서는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놀라울 정도로 제구와 변화구 구사, 그리고 이에 따른 운영 능력이 향상됐다. 지금 모습이라면 최근 드래프트된 어떤 투수들보다 장현석이 뛰어나다고 본다”고 밝혔다.
실제로 장현석은 지난달 신세계이마트배 대회에서 커브를 두 번째 구종으로 구사해 타자들을 압도했다. 150㎞대 속구에만 의존하지 않고 커브도 활용하며 작년보다 높은 수준의 투구를 펼쳤다. 지금의 장현석을 서울고 시절의 김서현, 진흥고 시절의 문동주보다 높게 평가할 수 있는 이유다.
B구단 스카우트 팀장은 “고교 시절 문동주, 김서현보다 당연히 위다. 그리고 휘문고 시절 안우진보다도 위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최근 경기 운영에서 급성장했다. 무엇보다 장현석은 확실한 선발 자원이다. 고등학생이 선발투수로 확신을 주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 장현석은 그런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장 190㎝·몸무게 90㎏로 하드웨어가 뛰어나고 야구에 임하는 자세도 좋다. 지방 C구단 스카우트 팀장은 “미국에도 이런 선수는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 미국 고등학교 선수와 비교해도 장현석은 최고 수준으로 꼽힐 것이다. 성장하는 속도가 빠르고 프로 입단 후 육성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프로 관계자들은 장현석이 오는 가을 아시안게임(AG)에서 프로 선배들과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하는 모습도 내심 기대했다. 수도권 D구단 스카우트 팀장은 “AG에 나갈 수도 있다고 들었다. 지금 모습이라면 대표팀에서 충분히 활약할 수 있다. 장현석이 아니면 아마추어 투수 중 누가 AG에 가겠나”며 장현석 선발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28일 항저우 AG 예비 엔트리에 장현석을 포함시켰다. AG 대표팀을 구성하는 전력강화위원회는 2014년 인천 AG 이후 처음으로 아마추어 선수 선발을 고민 중이다. 선발 필수조건은 기량이다. 프로 선수와 비교해도 기량 면에서 부족하지 않은 아마추어 선수를 선발해 최정예 전력으로 활용하도록 방향을 잡았다.
장현석은 구위에 있어 프로와 비교해도 최고 수준이다. 최고구속 158㎞까지 기록했고 제구가 되고 두 번째 구종도 갖춘 투수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A구단 단장은 “충분히 뽑혀야 하는 선수다. 아마추어 선수라고 해도 AG에서 활약을 해야 한다. 그 가능성을 놓고 봤을 때 장현석이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 항저우 가서 금메달도 따면 한화는 정말 행복할 것 같다”며 장현석이 금메달을 목에 걸어 병역혜택을 받은 후 한화에 입단하는 모습을 예상했다.
매년 초교고급 투수들이 등장하고 그만큼 KBO리그 마운드도 풍족해지고 있다. 지난달 한화 문동주가 공인 160㎞를 기록한 가운데 영건 센세이션의 정점을 장현석이 찍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진출과 같은 변수가 없다면 한화는 문동주, 김서현, 그리고 장현석까지 그 어느 팀보다 막강한 토종 선발진을 완성할 전망이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