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김용일기자] FC서울이 라이벌 수원 삼성 안방에서 윌리안의 극적인 결승포로 ‘6월 무승 늪’에서 탈출했다.

서울은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9라운드에서 후반 41분 터진 ‘슈퍼 크랙’ 윌리안의 오른발 결승골로 1-0 신승했다. 4경기 만에 승리를 따낸 서울은 승점 32(9승5무5패)를 기록, 한 경기 덜치른 포항 스틸러스(승점 31)를 밀어내고 2위에 복귀했다. 수원은 승점 9로 제자리걸음했다. ‘소방수’ 김병수 감독 체제에서 치른 리그 8경기에서 1승1무6패에 그치면서 최하위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홈 팀은 아코스티와 안병준~김보경 공격 삼각 편대를 꺼내들었다. 이기제와 손호준이 좌우 윙백으로 나섰고 고승범과 유제호가 허리를 지켰다. 최후방은 제주에서 영입한 김주원을 선발 출격시킨 가운데 박대원, 고명석이 배치됐다. 골키퍼 장갑은 양형모가 꼈다.

안익수 서울 감독은 임대 계약이 이달로 끝나는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를 변함 없이 원톱 선발로 내세운 가운데 임상협~팔로세비치~나상호를 2선에 배치했다. 오스마르를 포어 리베로로 두고 이태석과 박수일이 풀백으로 나섰다. 최후방은 센터백 김주성과 이한범, 골키퍼 백종범이 지켰다.

초반 주도권은 서울이 쥐었다. 수원의 새 후방 기둥인 김주원이 긴장한 나머지 초반 두 차례 패스 실수를 저지르며 흔들렸다. 서울은 황의조와 팔로세비치, 기성용 등 센터 라인이 유기적인 패스로 수원을 흔들었다. 수원은 역습 기회에서 안병준이 두 차례 슛을 시도했지만 골대와 거리가 멀었다.

서울은 전반 12분 박수일의 오른쪽 크로스 때 수원 김주원의 트래핑 실수가 나왔다. 황의조가 재빠르게 이어받아 페널티 아크 오른쪽에서 슛을 시도했는데 옆 그물을 때렸다. 전반 30분엔 팔로세비치, 전반 36분엔 기성용이 연달아 위협적인 슛으로 수원 골문을 두드렸으나 여의찮았다. 전반 45분엔 이태석의 왼쪽 크로스를 황의조가 헤더 슛으로 연결했지만 역시 골문 위로 떴다.

수원은 투지로 무장했으나 서울의 전방 빌드업에 좀처럼 전진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전반 추가 시간 기회를 잡았다. 고승범이 미드필드 중앙에서 공을 잡았다. 순간 서울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교체 카드’ 정승원을 보고 침투 패스를 넣었다. 정승원이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을 파고들어 슛을 시도했는데, 뒤따른 서울 센터백 김주성의 태클에 걸렸다.

안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를 단행했다. 나상호와 이한범을 빼고 윌리안, 김신진을 투입했다. 오스마르를 후방으로 내린 가운데 김신진이 2선 공격수로 배치됐다.

서울은 후반 4분 팔로세비치의 크로스 때 임상협이 강한 오른발 슛을 시도, 이날 첫 유효슛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어진 코너킥 기회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기성용이 차올린 공을 김신진이 노마크 상황에서 헤더로 연결했다. 하지만 머리가 정확하게 맞지 않으면서 원바운드한 뒤 물러났다.

수세에 몰리던 수원은 후반 10분 다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중원에서 공을 끊어낸 아코스티가 왼쪽 측면 이기제에게 연결했다. 그가 재차 가운데로 달려든 아코스티를 향해 낮은 크로스를 시도했다. 아코스티는 서울 수문장 백종범과 맞선 상황에서 논스톱 슛을 시도했는데, 정면을 향하며 손에 걸렸다. 수원 팬은 크게 아쉬워했다.

서울은 6분 뒤 윌리안 날카로운 오른발 슛으로 다시 반격했다. 이어 안 감독은 임상협과 기성용을 빼고 박동진과 최근 포항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승모를 투입했다.

수원은 김주원이 후반 24분 박동진과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눈 부위를 다쳐 붕대를 감고 뛰었다. 김 감독은 김보경과 유제호를 불러들이고 이상민, 이종성을 투입하며 맞불을 놨다.

양 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이어갔지만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수원은 후반 39분 안병준과 아코스티 대신 뮬리치, 김태환까지 집어넣으며 온 힘을 기울였다.

승부의 추가 기운 건 후반 41분이다. 서울의 막판 집중력이 빛났다.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공을 제어한 윌리안이 수원 수비 견제를 따돌리고 정확한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잘 버티던 수원은 결국 서울에 한 방을 허용했다.

윌리안의 한 방은 결승골이 됐다. 수원이 막판 문전에서 김태환의 공격 때 서울의 반칙을 주장했지만,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다.

결국 서울이 라이벌 수원 안방에서 다시 승수 쌓기에 성공, 반등의 디딤돌을 놓았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