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주=김용일기자] 파주 하늘에도 장맛비가 쏟아졌지만 월드컵을 대비하는 여자 축구국가대표팀 ‘벨호’의 고강도 훈련은 지속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26일 파주NFC에서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대비 훈련에 주력했다. 내달 25일 예정된 조별리그 1차전 콜롬비아전을 한 달여 앞둔 대표팀은 장마전선 영향으로 굵은 비에 내렸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지향하는 고강도 훈련에 매진했다.
벨 감독은 월드컵 최종 명단(23인)보다 많은 31명을 소집, 지소연(수원FC 위민)과 유럽파 조소현(토트넘 위민) 이금민(브라이턴) 윤영글(BK헤켄) 등 일부 선수를 제외하고 지난 18일 1차로 소집했다. 그리고 지난 23일 모든 선수가 파주NFC에서 모이면서 본격적으로 담금질에 들어갔다.
벨 감독은 이름값이 아닌 ‘100% 경기력’을 최종 명단 포함 요건으로 내걸면서 “100분 이상 뛸 선수가 필요하다”며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정신 무장을 강조했다. 최근까지 불볕더위에도 지옥의 구간 반복 달리기 등 체력 강화에 몰두해 온 ‘벨호’다.
이날 발목 염좌 부상이 있는 베테랑 공격수 박은선(서울시청)과 컨디션이 좋지 않은 손화연(인천 현대제철)만 정상 훈련에서 제외했다. 나머지 29명 모두 포지션별 한 그룹이 돼 벨 감독이 지향하는 고강도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벨 감독은 상황 인식을 전제로 한 달리기 등을 요구, 비를 맞으며 선수들과 함께 뛰었다. 궂은 날씨였으나 조소현, 지소연 등 베테랑부터 여자 A대표팀 첫 혼혈 선수인 케이시 유진 페어(PDA) 원주은, 권다은(이상 울산 현대고) 등 2007년생 어린 선수까지 진중하게 ‘월드컵 모드’에 동참했다.
‘벨호’는 내달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이티와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평가전을 치른다. 그리고 최종 명단 23명을 확정한 뒤 10일 결전지인 호주 시드니로 향한다.
주장 완장을 차고 2015년 캐나다 월드컵 16강, 2019년 프랑스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까지 성공과 실패를 두루 경험한 조소현은 “감독께서 어디까지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8강까지 가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A매치 통산 144경기(25골)를 뛴 그는 지소연(144경기)과 남녀 선수 통틀어 최다 출전 공동 1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1988년생으로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될 수도 있다. 조소현은 “아직 욕심이 난다. 몸 관리를 잘하면 더 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는 벨 감독의 고강도 훈련에 대해 “현대 축구는 트랜지션이 빠르다. 처음엔 힘들었는데 이정도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전보다 전방으로 나가는 패스와 속도가 좋아졌다”고 만족해했다.
조소현과 더불어 허리의 핵심 요원인 이영주는 십자인대 부상을 털고 1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지난 2019년 프랑스 대회에 참가한 그는 당시 실패를 벗삼아 호성적을 바라고 있다. 이영주는 “다시 대표팀에 소집됐는데 매 시간 감사함을 느낀다”며 “유럽에서 뛰면서 감독의 고강도 훈련을 이해하게 됐다. 이전엔 강하게, 많이 뛰라는 것으로 받아들였는데 경기장 안에서 밀도 있게 축구하라는 의미더라”고 말했다.
지난해 겨울 스페인 리그에 진출한 이영주는 “(첫 상대) 콜롬비아에서 잘하는 선수들이 스페인에서 뛰고 있다”며 “기술과 힘을 겸비하는 등 개개인 특성이 강하다. 가까이서 봤으니 동료에게 설명을 잘 해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