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이변의 팀이 되겠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이티와 평가전에서 후반에만 2골을 몰아쳐 2-1로 역전승했다. 아이티전은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평가전이었다. 대표팀은 승리를 안고 10일 호주로 출국해 현지 적응에 돌입한다.
대표팀은 전반만 해도 아이티의 속도와 피지컬에 밀려 고전했다. 전반 16분에는 아이티의 후방 패스를 막아내지 못하고 실점했다. 그래도 후반 들어 경기력이 좋아졌고, 지소연의 페널티킥 득점과 장슬기의 환상적인 중거리 득점이 터지며 승리를 챙겼다.
벨 감독은 지난달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선수단을 소집한 뒤 ‘고강도’ 훈련을 외쳤다. 체력적인 부분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아이티전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후반 막판까지 선수들은 지치지 않고 아이티 골문을 두드렸다. 벨 감독 역시 이에 만족하는 모습이다. 그는 “플레이할수록 점점 강해졌다. ‘고강도’ 훈련 일부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지속적이고 많은 반응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날씨가 무덥고 습했음에도 고강도로 훈련한 것이 ‘차이’를 만들어냈다고 본다. 경기를 뒤집는다는 것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열심히 하는 우리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진짜 ‘월드컵 모드’다. 대표팀은 10일 출국해 현지에서 네덜란드와 비공개 평가전을 치르고 25일에 콜롬비아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세 번째 월드컵에 나서는 대표팀 핵심 지소연(수원FC위민)과 조소현(토트넘)의 각오는 남다르다. 둘 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다짐했다. 둘은 2015년 캐나다 대회에서는 16강에 올랐으나, 2019 프랑스 대회에서는 3전 전패로 조별리그 탈락했다.
지소연은 지난해 카타르월드컵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4강까지 오른 모로코를 언급했다. 그는 “모로코가 4강에 올라가리라는 것을 많은 사람이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과정이 좋다고 생각한다. 다른 팀들의 (실력도) 많이 올라왔다. 쉽지는 않겠지만, 항상 굵직한 대회엔 이변을 일으키는 팀이 나온다. 그게 이번엔 한국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조소현 역시 마찬가지다. 조소현은 “강팀들이 유리한 것은 맞지만, 또 그들이 탈락할 수 있는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 이번 월드컵의 결과는 아무도 모를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도 욕심이 많다. 골도 도움도 많이 하고 싶다. 나를 더 보여줄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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