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국내 OTT 경쟁에서 다소 뒤처졌던 디즈니 플러스가 야심작 ‘무빙’을 꺼냈다.
오는 9일 공개되는 디즈니 플러스의 최대 기대작인 드라마 ‘무빙’(극본 강풀·연출 박인제, 박윤서)은 이른바 ‘한국형 히어로물’이다. 강풀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가족애’를 바탕으로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들이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능력을 이용해 자신의 소중한 사람과 일상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이야기를 담아내 기존 히어로물과 차별화했다.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디즈니 플러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배우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차태현, 김성균, 김희원, 이정하, 고윤정, 김도훈 등은 본격적인 기자간담회 전 진행된 포토타임에서는 드라마 속 각자가 지닌 초능력을 몸으로 표현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공개를 앞둔 ‘무빙’에 박인제 감독은 “1년간 끊임없이 후반작업을 했는데 떠나보내려니 슬픈 감정도 든다”며 “관객 분들이 이때까지 보지 못했던 액션과 감정들을 만나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작품은 누적 조회수 2억 회에 달하는 강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무빙’의 원작 팬들에 이어 새로운 시청층까지 유입시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강풀 역시 “만감이 교차한다”며 “이 작품에만 3년을 매달렸다. 기분이 이상하다”고 복합적인 심경을 밝혔다.
‘무빙’은 원작 웹툰 ‘무빙’의 강풀 작가와 ‘킹덤 시즌2’ 박인제 감독을 비롯해 ‘오징어 게임’ ‘파친코’ 등에 참여한 제작진이 함께한 프로젝트다. 오는 9일 7개 에피소드가 동시 공개되며 이후 매주 2개 에피소드씩 공개될 예정이다. 총 20부작으로 제작됐다.
OTT로는 흔치 않은 20부작 드라마에 강풀 작가는 “20부가 되면 극본을 맡겠다고 했다. 만화를 그려보고 장편을 해보니 이야기라는게 볼거리보다 등장인물이 중요하더라. 20부를 해야만 각 인물들을 깊게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20부 안에 크게 세 개의 스토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에는 비행, 초인적인 오감, 무한한 재생능력 등 초능력을 가진 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부모 세대의 초능력자로는 류승룡, 김성균, 한효주, 조인성이 활약하고, 자녀 세대 초능력자로는 이정하, 고윤정, 김도훈이 분한다. 이 외에도 김희원, 류승범 등이 출연한다.
‘무빙’은 디즈니 플러스가 철옹성 넷플릭스에 맞서기 위해 제작비 500억을 들여 야심차게 준비한 비장의 카드다. 앞서 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 ‘D.P.’ 등 흥행작을 내놓을 동안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디즈니 플러스는 최근 ‘카지노’에 이어 ‘형사록’이 호평을 얻으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스타성과 연기력을 모두 갖춘 쟁쟁한 배우들이 대거 포진한 만큼 디즈니 플러스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낼지 기대를 얻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예능과 라디오 출연 등을 통해 홍보 활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류승룡은 “러닝타임만 봐도 영화 10편 분량이고 제작비도 영화 수준이었다. ‘천군만마’ ‘어벤져스’ 같은 어마어마한 배우, 스태프들이 모두 좋은 작품을 만들어서 알리자는 한 마음으로 치열하게 찍었다”고 말했다.
배우 류승룡은 고통을 느끼지만 금방 회복하는 재생 능력을 지닌 초능력자 장주원을 연기한다. 부부로 호흡을 맞추는 한효주와 조인성은 각자 초인적인 오감과 비행 능력을 가진 초능력자이자 국가정보원 요원 이미현, 김두식 역할을 맡았다.
초능력자이자 아내, 엄마로서 여러 역할을 소화한 한효주는 “여러 서사를 보여줘야 하는 역할이어서 제게도 도전이었다”며 “잘 할 수 있을까 부담감 때문에 체하고 잠도 잘 못잤다. 생각해보니 ‘동이’를 할 때도 아들이 있었는데 그때가 24살이었고, 지금 제 나이가 아들이 있을 수 있는 나이더라.(웃음)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조인성과의 멜로연기에 대해선 “예전부터 알았는데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건 처음이었다. 배려심이 깊고 세심하셔서 현장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자연스러운 연기를 이끌어주시고 재밌는 연기들이 나올 수 있게 조금씩 변주해가며 하는 호흡이 좋았다”고 의지를 많이 했다고 이야기했다.
조인성 역시 한효주에 대해 “앞으로 10년이 더 기대되는 배우다. 현장에서의 집중력, 인내성 등을 봤을 때 한국에서 머물게 아니라 세계로 뻗어나가야 하는 배우란 생각이 들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무빙’엔 원작에 없던 프랭크(류승범), 전계도(차태현) 등 새로운 캐릭터들이 추가됐다. 전계도는 어릴 적 번개맨의 추억을 소환하는 전기 능력자다. 차태현은 “번개 능력을 조금만 주셔서 정전기 정도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무빙’에서 제가 나오는 부분은 무겁지 않을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초능력자들을 쫓는 의문의 인물로 등장하는 류승범은 극 초반 서스펜스와 긴장감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신예 배우 이정하, 고윤정, 김도훈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류승룡과 부녀관계를 연기한 고윤정은 “민폐를 끼치면 어쩌나 부담이 컸다.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서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촬영했다”며 선배 배우들과 함께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이에 류승룡은 “다행히 초능력만 물려받고 (외모는) 엄마에게 물려받아서 다행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한효주, 조인성의 아들로 분한 이정하는 ‘무빙’을 위해 30kg를 증량했다. 이정하는 “가문의 영광이었다”며 “어릴 때부터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며 자라왔기 때문에 선배님들과 호흡을 할 수 있단 것 자체만으로 감격의 순간이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김성균의 아들로 분한 김도훈은 “아버지에게 괴력과 초인적 스피드를 물려받고 능력을 숨긴채 고등학교 반장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강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잘해야된다는 부담감과 걱정이 컸다.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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