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오프시즌 거액을 투자하고 포스트시즌 진출이 물건너 간 뉴욕 메츠 스티브 코헨 구단주는 전 밀워키 브루어스 야구부문 사장(President of Baseball Operations) 데이비스 스턴스(38)를 같은 보직으로 영입했다. 예상됐던 일이고 공식 발표만 남았다.

스턴스는 명문 하버드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뒤 뉴욕 메츠, 메이저리그 사무국, 휴스턴 애스트로스 부단장, 밀워키 브루어스 GM 등을 거쳤다. 2015년 9월 전임 덕 멜빈 GM의 자리를 물려받은 뒤 능력을 발휘했다. 2022시즌 후 사임했다.

2018년 1월 마이애미 말린스의 간판 타자 외야수 크리스천 엘리치(31)를 1대 4 트레이드로 영입하는 깜짝 수를 던졌다. 엘리치는 영입 후 이해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했다. 엘리치 트레이드 후 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주역 외야수 로렌조 케인과 5년 8000만 달러 장기계약을 맺는다.

외야수 2명을 거의 동시에 보강하고 스몰 마켓의 밀워키에서 거약을 투자한 것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엘리치와는 2020년 3월 9년 2억1500만 달러 계약으로 팀에 잔류시킨다.

스턴스가 밀워키에 재임하는 동안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지구 우승은 두 차례 일궈냈다. 구단 사상 처음 있는 쾌거다. 2016년부터 2022시즌까지 밀워키의 팀 연봉은 17위를 웃돈 적이 없다. 첫해와 2017년에는 MLB 전체 최하위였다. 투자 대비 가성비 높은 야구를 펼친 게 스턴스였다.

그러나 명석한 두뇌의 스턴스는 제 꾀에 빠지는 우를 범했다. 2022년 8월 1일 마감에 마쳐 마무리 조시 헤이더(29)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1대4로 트레이드했다. 팬들은 난리가 났고, 선수단뿐 아니라 구단 직원들도 동요했다.

밀워키는 8월 1일 NL 중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2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3.0 게임 차로 앞서 있었다. 결코 불펜의 핵인 헤이더를 트레이드할 셀러가 아니었다. 이후 밀워키는 고꾸라지기 시작했고 선두를 세인트루이스에 빼앗기고 7.0 게임 차로 처져 와일드카드마저 진출하지 못했다. 당시 스턴스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며 헤이더 트레이드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시즌 후 포스트시즌 탈락 여파로 스턴스는 야구부문 사장과 GM 자리에서 물러났다. 뉴욕 메츠 이적설이 나돌자 다른 팀으로 이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계약 기간도 2023년까지다. 팬들의 원성으로 자숙하는 기간이 필요하기도 했다. 거의 한 시즌 후 예정된 메츠로 영입됐다.

이제 과제는 빅 마켓의 뉴욕 메츠에서 스몰 마켓 밀워키 브루어스처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다. 스턴스의 훌륭한 교사들이 있다. LA 다저스 앤드류 프리드먼(46)과 보스턴 레드삭스 하임 브룸(40)이다. 둘은 나란히 스몰 마켓 탬파베이 레이스 출신으로 큰 시장 다저스와 레드삭스의 야구단 사장으로 승진해 실력을 입증했다.

빅 마켓 구단의 초점은 우수한 선수 지명(MLB 드래프트와 아마추어)과 팜팀 육성이다. 프리드먼은 트레이드 때 필요한 선수를 영입하면서 최대한 유망주를 희생시키지 않았다. 해마다 기존 선수들의 부상에도 11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힘은 유망주들이 화수분처럼 배출됐기 때문이다.

메츠의 스티브 코헨 구단주는 MLB에서 가장 돈 많은 구단주 가운데 한 명이다. 돈 쓰는 것은 큰 문제가 안 된다. 하지만 FA로 우승을 할 수 없는 게 MLB인 터라 팜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턴스의 성공 여부는 이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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