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철훈기자] 50대 이후 여성에서 주로 발생하는 자궁내막암이 20~30대 사이에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자궁내막암 환자는 2013년 9638명에서 2022년 2만101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20~30대 환자는 20년 새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가검진사업과 백신 접종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는 자궁경부암과 대조적인 수치다. 이에 따라 젊은 여성층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궁내막은 임신 시 태아가 착상되는 자궁의 가장 안쪽벽으로 생리 시 탈락해 혈액과 함께 나오기도 한다. 이 자궁내막에 생긴 암이 바로 자궁내막암으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내막암의 증가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는 임신이나 출산하지 않은 여성 수 증가와 함께 이른 초경이나 늦은 폐경으로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서구화된 식생활 문화로 인한 비만 인구의 증가다. 비만 환자의 지방조직에서 여성호르몬 생성이 늘면서 폐경 전후 여성들의 자궁내막암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당뇨병,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있는 경우에도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

명지병원 산부인과 송용상 교수는 “자궁내막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질 출혈로 약 80%가 이런 증상을 보인다”며 “특히 폐경 후 질 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15∼25%가 자궁내막암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폐경 전이라도 생리가 매우 불규칙하거나 다낭성 난소질환, 비만인 경우 질 출혈이 있을 때는 자궁내막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최근 젊은 자궁내막암 환자 중 자궁 절제 및 제거 수술에 대한 부담과 조기 폐경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에 대해 우려가 큰데, 자궁내막암 초기 가임기 여성의 경우 수술로 인한 조기폐경의 부작용을 고려해 선택적으로 난소를 보존하기도 한다.

자궁내막암의 표준 치료법은 수술이며, 림프절 절제술이 동시에 진행된다. 자궁내막암 수술 시 림프절을 절제하게 되는데, 신경이나 미세혈관, 요관 등 주변 구조물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로봇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이 진행된다.

자궁내막암은 자궁경부암과 같은 효과적인 선별검사나 백신이 아직 없다. 다만 자궁내막암은 초기에 질 출혈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어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송용상 교수는 “가임기 여성 중 생리 주기도 아닌데 출혈이 있거나 생리가 불규칙하거나, 폐경 여성 중 질 출혈이 있다면 하루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증상이 없더라도 최소 연 1회 이상 산부인과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궁 건강을 지켜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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