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장강훈기자] “마지막 경기라는 각오로 붙어야죠.”

분위기는 포스트시즌이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 단판승부를 짓는 듯한 표정이다.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이어가야 하는 팀과 3위 탈환을 노리는 팀이 잠실벌에서 격돌한다. 비장함까지는 아니지만, 경기 전 훈련 분위기도 긴장감이 흘렀다.

13일 잠실구장에서는 KIA와 두산이 만났다. 세 경기를 남겨둔 KIA나 다섯 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 두산 모두 전승해야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상황. 두산 이승엽 감독은 “8연전의 중반에 접어든다. 첫 두 경기를 패했지만 어제(12일) 경기에서 타선 폭발 덕에 승리해 분위기를 바꾼 건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 경기가 마지막인 것처럼 치러야 한다. 뒤를 생각할 여유는 없다”고 말했다.

손에 부기가 있는 김재환이 대타로 대기하지만, 베스트 라인업으로 나선다. 정수빈과 조수행이 테이블세터로 포진했고 호세 로하스가 지명타자로 클린업 선봉에 섰다. 양의지와 양석환이 4, 5번타순에서 중심을 잡고, 일발 장타가 있는 김인태가 6번타자 좌익수로 김재환을 대신한다.

그 뒤를 강승호와 김재호, 허경민 등 내야 삼총사가 나란히 포진해 KIA 선발 김건국을 맞이한다. 아시안게임에서 오른쪽 늑골 통증 탓에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던 곽빈이 복귀전을 치른다. 이 감독은 “던질 수 있는 데까지 던지게 할 것”이라며 “경미하게 통증은 남아있지만, (곽)빈이의 상태를 고려해 등판 날짜를 오늘(13일)로 잡았으므로 책임감을 갖고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IA 김종국 감독은 조금 더 결연했다. “시즌 최종전이라는 마음으로 (잠실에)왔다”고 입을 연 김 감독은 “벼랑끝에 서 있는 심정으로, 절실하게 경기해야 한다. 선수들도 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IA는 이날 경기에서 패하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다. 그러나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기면 NC 두산 SSG의 경기 결과에 따라 다른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특히 마지막 두 경기가 NC전이어서, 일단 두산과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승전고를 울리는 게 중요하다.

최형우와 나성범이 낙마했지만, KIA 역시 가용범위 내에서 베스트 라인업으로 맞불을 놓았다. 김도영과 고종욱이 1, 2번에 포진했고, 김선빈과 소크라테스 브리토, 이우성이 클린업으로 묶였다. 김 감독은 “김선빈과 소크라테스, 이우성은 득점 기회 때 기대감을 주는 타자들이다. 장타력은 (최형우 나성범이 있을 때보다) 떨어질 수 있지만, 득점 생산력은 나쁘지 않다”고 신뢰를 보였다.

김태군이 이른바 조커로 6번 타순에 이름을 올렸고, 변우혁과 김호령, 김규성이 7~8번 타순에 포진했다. 장타와 기동력, 작전수행 능력 등을 두루 고려한 타순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김건국은 잠실에서 나쁘지 않게 투구했다. 그래도 불펜을 빨리 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는 해 둔 상태”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잠실벌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