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올해도 어김없이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4년 연속 도마 위에 오르며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올해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국감에서 깃발꽂기, 데이터독점으로 질타를 받았다. 매년 논란과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지만 배민을 운영중인 우아한형제들은 첫 내가게 마련 대출, 플랫폼 노동 종사자(라이더)와 단체협약 체결 및 최저 수준 보험료 등 지원하며 상생에 힘쓰고 있음을 주장했다.

◇ ‘깃발꽂기’ 업주 간 출혈경쟁…“배달할 수 있는 권역을 반경 7㎞ 이내로 제한”

지난 12일 국회에서 산자위 국정감사가 열렸다. 국감 ‘단골손님’인 우아한형제들도 참석했는데 올해는 ‘깃발꽂기’인 광고상품으로 업주들 간 출혈경쟁을 부추기고, 신생 기업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문제가 된 ‘울트라콜 깃발꽂기’는 업주가 원하는 지역에 월 8만8000원을 지불하고 깃발을 꽂으면 가게를 노출해주는 광고상품이다. 깃발은 구매 시 반경 7㎞ 이내 우선 순위 노출이 가능, 실제 음식점이 위치하지 않은 가상 영업점에 깃발을 꽂아 광고 효과를 낼 수도 있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민이 무리한 경쟁을 유도해 서민인 업주들의 출혈경쟁을 일으키고 있다”며 “가게가 아닌 곳에 마치 가게인 것처럼 깃발을 꽂게 되는 것인데, 광고료만 적게는 한 달에 30만원에서 70만원이 나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우아한형제들 측이 이 울트라콜로만 1년에 7000억원 가량 번다고 덧붙였다.

이에 증인으로 출석한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은 “울트라콜은 거래가 많이 이루어지더라도 그것과 상관없이 금액으로만 광고하는 상품으로, 동일한 금액으로 광고가 이뤄진다”며 “배달할 수 있는 권역을 반경 7㎞ 이내로 제한하고 있는데, 깃발도 그 안에서만 꽂을 수 있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데이터 주권 침해?…“가이드라인 마련하겠다”

배민이 음식점 매출 정보 취합을 유료화해 신생 스타트업 혁신을 막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9년 배민은 요기요의 정보를 활용해 사업을 시작하면서 업소 매출 정보는 점주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지금은 다른 스타트업 기업들이 배민의 정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데이터의 진짜 주인은 음식점주인데, 이들도 배민 매출 정보를 이용하지 못하게 해 점주의 데이터 주권도 침해했다”고 덧붙였다.

함 부사장은 “데이터 연동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 발생해 그 부분에 대해 협의를 하겠다”며 “영세한 업체나 규모가 작은 회사는 비용을 감면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우아한형제들의 국감장 출석은 오는 26일 고용노동부 종합 국감까지 이어질 예정이며, 환경노동위원회는 증인으로 이국환 우아한형제들 대표를 채택했다.

◇ 우아한형제들, 플랫폼 업계 최초 단체교섭 타결 시작…4년째 유지중

반면 매년 갑질, 출혈경쟁 식으로 우아한형제들 측을 매번 ‘갑질’ 행위와 호통치기로 소환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우아한형제들은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소상공인·라이더들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비판과 달리 라이더와 최초 단체협약, 우아한 노무 해결사로 소상공인 노무 상담, 배민 라이더스쿨 등을 운영하며 파트너들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배달산업을 이어가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산업을 위해 업계 최초로 시간제보험의 시간당 보험료를 세 자리수 ‘999원’으로 설정하고, KB손해보험과 제공하는 이륜차 시간제 유상운송보험(이하 시간제보험)의 시간당 보험료를 배달업계 최저 수준으로 인하했다.

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과 지난 7월 단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우아한형제들의 협상안에 따르면 우아한청년들은 원하는 때에 자유롭게 운행하는 플랫폼 라이더의 특성을 고려한 ‘플랫폼 라이더 상생 지원제도’를 운영한다.

플랫폼 라이더 상생 지원제도는 기존 단체협약보다 지원 수준을 높이고, 라이더로서 배달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맞춤형 환경을 조성하는 지원제도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우아한 노무 해결사’를 시범 운영하며 노무 컨설팅을 받고자 하는 소상공인 67명을 모집했고, 한국공인노무사회의 도움을 받아 소상공인 컨설팅을 진행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민이 배달 플랫폼 전체의 67%를 장악한 독과점 업체이기는 하나, 알려진 것과 달리 라이더 처우, 소상공인과의 상생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은 조명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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