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강예진기자] “선발이든, 교체든 자신의 몫을 하고 승리를 가져다주는 건 선배들도 본받아야 할 모습이다.”

벼랑 끝에서 살아남은 염기훈 수원 삼성 감독 대행이 결승골을 작렬한 ‘소년가장’ 김주찬에게 엄지를 들었다.

수원은 12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6라운드서 수원FC와 시즌 마지막 ‘수원더비’서 3-2로 이겼다. 승점 3을 챙긴 수원(승점 29)은 전날 대전 하나시티즌을 꺾고 4점차로 달아난 강원(승점 30)과 다시금 승점 간격을 1로 좁혔다.

경기 후 염 대행은 “너무 다행인 것보다 너무 기쁘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승리였는데, 선수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내가 한 건 없다. 선수들이 이뤄낸 승리다. 뭐라고 이야기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너무 잘해줬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반 14분 만에 카즈키가 수원FC 김도윤을 의도적으로 밀쳤고 비디오 판독(VAR) 결과 다이렉트 퇴장 판정을 받았다.

염 대행은 “경기 중에 카즈키의 퇴장은 나도 당황했다. 카즈키가 우리팀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이다. 퇴장은 언제든 나올 수 있는 상황이지만, 오늘 같은 모습으로 퇴장당하면 안된다라는 걸 이야기하고 싶다. 어쩔 수 없는 퇴장은 있지만, 오늘 같은 퇴장은 어떤 선수도 나와선 안된다”고 강하게 이야기했다.

퇴장 이후 전술에 대해서는 “스리백과 포백 사이에서 고민했다. 선수들이 포백으로 잘 버텼고, 한 명이 없이 때문에 크로스를 내주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골대 앞에서 컴팩트하게 해야했다”고 설명했다.

하프 타임 때 나눴던 이야기에 대해서는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드는 흔들릴 수 있지만, 중앙 쪽에서는 크게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고 했다. 한 명이 부족하지만 찬스는 올 거라 이야기했다. 그래서 포백으로 밀고 나갔다. 선수들이 찬스가 왔을 때 득점력이 저조했는데, 중요한 순간에 공격수들이 골을 넣어줘서 다행이다. 이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2004년생 김주찬이 결승골을 넣었다. 염 대행은 “어린 나이지만 자신감과 결정력은 대단하다. 선발이든, 교체든 자신의 몫을 하고 승리를 가져다주는 건 선배들도 본받아야 할 모습이다. 드리블보다 패스를 주고 뛰는 움직임도 겸하다 보면, 지금보다 더 무서운 선수로 성장할 거라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다음 경기는 FC서울과 슈퍼매치다. 올시즌 단 한 차례도 이긴 적이 없다. 염 대행은 “오늘 이 경기가 수비도 중요하지만, 공격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그리고 찾을 것 같다. 공격수들에게 과감하게 슛을 해도 된다는 자신감을 조금 더 심어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