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제주 유나이티드를 대표하는 수비수 정운(34)은 더 나은 2024년을 그린다.

정운은 제주를 대표하는 선수다. 2016년 입단해 총 7시즌을 뛰며 K리그 통산 190경기에 출전했다. 정운은 2012년 울산 현대에 입단해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크로아티아를 거쳐 제주에 입단했다. K리그에서는 ‘원클럽맨’에 가까운 셈이다.

올시즌에도 정운은 25경기에 출전하며 주력 자원으로 활약했다. 센터백으로, 혹은 사이드백으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제주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1989년생으로 3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지만, 여전히 수준급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다. 시즌 초반 부상을 당하기도 했고, 팀 성적도 좋지 않아 시즌 도중 남기일 전 감독이 물러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운은 “돌아보면 아쉬움이 큰 것 같다. 남 감독님께도 죄송하다. 무엇보다 FA컵 우승을 하지 못한 게 너무 안타깝다. 그런 좋은 기회를 놓친 게 지금까지 생각이 많이 난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그래서 우승 욕심이 더 커졌다. K리그2 우승을 해봤지만 2024년에는 더 큰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정운 개인에게도 의미가 큰 시즌이 될 전망이다. 정운은 제주가 서귀포로 연고 이전한 후 출장 순위에서 이창민(204경기), 오반석(198경기), 오승범(197경기)에 이어 4위에 올라 있다. 15경기만 뛰면 이창민을 넘어 연고 이전 후 제주의 최다 출장 선수가 된다. 제주살이를 어려워하는 일반적인 선수들과 달리 정운은 7년간 흔들림 없이 제 자리를 지킨 결과다.

정운은 “사실 나도 힘들 때가 있었다. 아무래도 동기부여 면에서 힘든 게 많아 보인다. 나 역시 그럴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제주라는 팀과 지역을 너무 좋아한다”라면서 “언제까지 몸이 따라줄지 모르겠지만 오랜 기간 제주에서 뛰고 싶다. 팀에 도움이 되기 전까지는 계속 제주에 있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2024년 제주는 다시 한번 변화에 직면한다. 베테랑 지도자 김학범 감독이 부임해 새로운 팀으로 거듭난다. 정운은 “기대가 많이 된다. 김학범 감독님은 또 어떤 스타일로 팀을 이끄실지 모르겠지만 경험이 풍부하고 능력이 있는 분이라는 것을 안다. 더 나은 제주가 됐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얘기했다.

정운은 원래 사이드백인데 스리백의 센터백도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다. 김학범 감독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전망이다. 정운은 “시즌 막바지에는 사이드백으로 뛰었는데 확실히 더 편하기는 했다. 센터백도 괜찮았지만 아무래도 원래 포지션이 몸에 더 익는 것 같다”라면서도 “감독님의 결정에 따라 내 포지션도 달라지지 않겠나. 어디에서 뛰든 팀에 도움이 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정운은 현재 전북 고창에서 진행 중인 아시아축구연맹(AFC) B급 지도자 강습회에 참석해 교육을 받고 있다. 나이가 있는 만큼 지도자 준비도 착실하게 하는 모습이다. 정운은 “지도자 교육을 받으면 선수와 지도자를 모두 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선수 생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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