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아직은 어색했지만 의지가 드러났다. 단순히 야구만 하는 선수가 아닌 한 팀의 일원으로 녹아들고자 하는 모습이었다. 한국 야구 아이콘 이정후(25)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선수로서 첫 발자국을 찍었다.

이정후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공식 입단식에 임했다. 샌프란시스코 파르한 자이디 사장으로 부터 유니폼과 모자를 전달받으며 메이저리거이자 샌프란시스코 팀의 선수가 됐음을 알렸다.

밝게 웃으며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한 이정후는 “헬로 자이언츠, 마이 네임 이즈 이정후”라고 말하면서 영어로 입단 소감을 전했다.

이정후는 “나는 한국에서 온 ‘바람의 손자’ 입니다. 영입해준 샌프란시스코 가족들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에게 감사합니다. 부모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꿈을 이뤄 기쁩니다. 이기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레츠 고 자이언츠”라고 외쳤다.

낯선 언어로 전한 첫인사였으나 그래서 더 진심으로 다가왔다. 유니폼을 입으며 “핸섬(잘 생겼나)?”이라고 미소 지은 그는 “샌프란시스코는 역사도 깊고 전설적인 선수들이 많은 팀이다. 그런 샌프란시스코에서 나를 선택해주셔서 영광”이라며 “우리 팀에 승리를 안기는 선수가 되고 싶다. 승리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각오도 다졌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15일 이정후와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규모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73억원)으로 역대 아시아 야수 최대 규모다. 아시아 야수로는 최초로 계약 규모 1억 달러를 넘어섰는데 샌프란시스코의 이정후를 향한 기대를 알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디 사장은 “우리 팀에 콘택트 능력이 있는 타자가 필요했다. 최근 메이저리그가 추구하는 야구를 해줄 선수를 원했다. 즉 이번에 우리가 가장 영입하기를 원했던 선수가 이정후였다”며 “ 우리 모두 이정후를 지원할 것이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위대한 유산을 남기기를 바란다”고 이정후의 활약을 기대했다.

샌프란시스코는 2023시즌 중 피트 푸틸라 단장이 직접 고척돔을 찾아 이정후를 지켜볼 정도로 이정후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이정후가 전소속팀 키움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인사하는 자리를 찾았고 이정후의 2023시즌 고척돔 마지막 타석을 보고 기립 박수를 전했다.

이정후의 등번호는 키움 시절과 같은 51번이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SNS를 통해 이정후 유니폼 자수가 박히는 모습을 전달했고 곧바로 유니폼 판매도 시작했다. 한국 야구 최고 인기 스타가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해 샌프란시스코의 얼굴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정후는 내년 2월 샌프란시스코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에서 빅리거로서 첫 시즌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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