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 전문기자] 라파엘 나달(37·스페인)이 1년 만의 복귀전에서 감격의 승리를 거둔 뒤 “행복한 날”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난 그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거듭 말씀드리지만,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부상 재발을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나달은 2일(현지시간)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2024 브리즈번 인터내셔널(ATP 250 시리즈) 남자단식 32강전에서, 오랜 손목 부상에 시달리다 복귀해 재기를 노리는 도미니크 팀(30·오스트리아)을 2-0(7-5, 6-1)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와일드 카드를 받고 출전한 나달은 지난 2020 US오픈 남자단식 챔피언으로 세계랭킹 98위인 도미니크 팀을 상대로 전성기 때를 연상시키는 경기력으로 승리해 일단 올해 투어 생활에 청신호를 켰다.

나달이 단식 경기를 치른 것은, 지난해 1월18일 2023 호주오픈 남자단식 2라운드 이후 이번이 처음. 무려 349일 만에 단식 경기에 나서 승리한 것이기에 의미는 컸다.

나달은 당시 매켄지 맥도널드에게 패하면서 부상으로 고생했고, 6월 왼쪽 고관절 수술을 받았다. 이후 코트에 나서지 못해 세계랭킹이 672위까지 추락했다.

그랜드슬램 남자단식 22회 우승자인 나달은 지난해 5월 부상 때문애 19년 만에 처음으로 롤랑가로스(프랑스오픈)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뒤 “2024년이 아마도 나의 경력의 마지막 해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ATP 투어는 “나달이 12개월 만에 ATP 투어에 복귀한 것은 이보다 더 인상적일 수 없었다”면서도 “그러나 일련의 부상에서 돌아온 긴 여정이 그의 마음 속에 여전히 생생하기 때문에, 팀을 상대로 연속 세트를 이긴 뒤 그는 흥분하지 않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나달은 “내일 경기가 끝나고 코트에 나갔을 때 문제가 생기면 그 과정이 훨씬 더 힘들다. 나한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 정말 테니스를 치는 방법을 잊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은 솔직히 나의 테니스 경력에서, 가장 힘든 한해를 보낸 나에게 감정적이고 중요한 날이다. 1년 만에 돌아와 놀라운 관중들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첫날 매우 긍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지난 1년 동안 매일 경기장을 지켜준 우리 팀과 가족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나달은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다. 오늘은 행복해야 할 날이다. 나에게는 행복한 하루다. 내일 하루 쉬고 연습을 계속해야 한다. 다시 한 번 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 그게 나한테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승리는 나달이 정규투어 레벨에서 거둔 통산 1069번째 승리로, 이반 렌들을 제치고 역대 남자선수 랭킹 4위에 올랐다.

역대 남자선수 랭킹은 미국의 지미 코너스(1274승)가 1위, 스위스의 로저 페더러(1251승)가 2위, 세르비아의 노박 조코비치(1088승)가 3위다.

나달은 이번 16강전에서 102위인 호주의 제이슨 퀴블러(30)와 격돌한다.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14일 멜버른파크에서 개막하는 시즌 첫 그랜드슬램인 2024 호주오픈도 준비하고 있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