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릉=황혜정 기자] “쇼트트랙은 아직도 한국이 최고죠!”

최강국 자부심이 듬뿍 묻어난 발언이었다. 20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전에서 청소년 국가대표 주재희(18·한광고)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대회기간 한국 선수단에서 나온 첫 금메달이다. 경기 후 주재희는 취재진과 만나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다 보니 더 떨렸다. 그런데도 금메달을 목에 걸어서 그 기쁨이 배가 됐다”며 웃었다.

주재희는 초반부, 중위권에서 호시탐탐 선두권을 노렸다. 중국 선수 2명이 시종일관 선두를 달렸다. 경기 중반부터 주재희가 역주를 펼치기 시작했다. 주재희는 아웃코스로 선두권을 차지했다.

주재희가 2위까지 치고 올랐다가, 마지막 두 바퀴를 남겨두고 선두에 올랐다. 폭풍 역주였다. 주재희의 역전에 홈 관중이 난리가 났다.

주재희는 그대로 발을 쭉 뻗어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기록은 2분 21초 906. 김유성(17·한광고)도 3위까지 올라와 중국 장진재(2분 22초 095)에 이어 2분 22초 148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주재희는 이 순간에 대해 “사실 초반부터 선두를 치고 나가는 것이 목표였는데, 중국 선수들이 작전을 잘 짜고 나왔더라. 그래서 약간 당황했지만, 그래도 쇼트트랙은 한국 아니겠나. 막판 두 바퀴 남겼을 때 달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아이스 아레나에 관중이 가득 찼다. 특히 한국 선수들이 나올 때마다 홈팬들은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냈다. 주재희에게도 이런 순간은 처음이었다. 주재희는 “부담도 없지 않았지만, 응원이라 생각했다. 많은 홈팬들 앞에서 우리 실력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더 열심히 달렸던 것 같다”고 했다.

2018년 평창 올림픽 당시 이곳 아레나를 직접 찾은 쇼트트랙 유망주였다. 그리고 6년 뒤 이 자리에서 자력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주재희는 “참 뜻깊다. 관중으로 바라만 봤던 장소에서 금메달을 따서 더 뜻깊게 와닿는다”며 미소지었다.

아직 경기가 더 남았다. 주재희는 남자 쇼트트랙 1000m, 500m, 혼성 계주에도 나선다. 최대 4관왕까지 가능한 셈이다. 주재희는 “언제나 목표는 크게 가지라 했기 때문에 4관왕이 목표다. 그러나 좋지 않은 결과가 나더라도 속상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주재희는 “다른 나라 선수들이 많이 치고 올라왔지만, 쇼트트랙 하면 여전히 대한민국”이라고 강조했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