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도하(카타르)=강예진 기자] 손흥민(32·토트넘)과 김승규(34·알샤밥)이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눴다.
김승규는 23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하마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길에 올랐다. 지난 18일 팀 훈련 도중 오른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올라야 했기 때문이다.
공항에 들어선 김승규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휠체어에 올라 탄 그는 출국 수속을 마친 뒤 목발을 짚고 게이트로 들어갔다. 현지에 함께 있던 친누나와 매형, 조카도 김승규와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김승규는 한국에 도착하면 곧바로 수술대에 오른 후 재활에 매진할 예정이다.
아쉬움이 가득하다. 김승규에게 이번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은 3번째 도전이었다. 첫 대회였던 2015 호주대회에서는 주로 벤치를 지켰다. 파울루 벤투 전 대표팀 감독 체제에서 주전으로 도약한 2019 아랍에미리트(UAE)대회에서는 5경기를 소화하면서 2실점, 3경기 클린시트로 맹활약했다. 이번대회 역시 ‘확고한 주전’으로 지난 15일 바레인과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소화했지만, 더이상 팀과 함께할 수 없게 됐다.
동료들 역시 아쉬움이 짙다. 이재성은 “선수로서 부상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안다. 그래서 더 안타깝고 슬프다. 나 역시 지난 아시안컵에 뛰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이번에는 승규 형이 다쳐서 속상하다”면서 “동기부여를 갖고 승규 형의 몫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위로를 건넸다.
특히 ‘주장’ 손흥민은 지난 20일 요르단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김승규의 유니폼를 꺼내 들어 세리머니로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김승규와 2015 호주대회 때부터 함께해왔다. 그는 “승규 형이 다쳐서 너무 슬프다. 팀원으로서 안타까움이 크다”고 이야기했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선수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왔다. 손흥민이 휠체어를 끝까지 밀어주면서 배웅했다. 흥민이가 승규의 정신적 지주였는데…”라고 안타까워하면서 “승규가 이번대회 몸상태가 정말 좋다고 했다. 우승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승규의 빈자리는 조현우(울산HD)가 채웠다. 송범근이 백업 골키퍼로, 훈련 파트너로는 U-20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군 김준홍(김천 상무)을 선택했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