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2024시즌 K리그1 감독상 주인공인 윤정환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한 K리그2 인천 유나이티드의 심찬구 대표이사가 물러났다.

인천은 24일 ‘심찬구 대표이사가 구단주(유정복 인천시장)에게 사의를 표했다’며 ‘26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조건도 전 인천 대표이사를 추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 대표이사는 윤 감독 선임을 주도했다. 지난 22일 최종적으로 계약을 마무리하고 제13대 사령탑으로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선임 이틀 만에 사표를 던진 것이다.

감독을 선임한 대표이사가 물러나는 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다만 상황을 들여다보면 인천시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심 대표이사는 전달수 전 대표이사가 올 시즌 K리그2 강등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임시로 프런트 수장을 맡았다. 새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 애초 광주 이정효 감독 등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감독 선임이 불투명해지면서 윤 감독과 접촉, 계약 성사까지 끌어냈다. 인천 팬 대다수가 윤 감독 선임을 반겼다.

문제는 최영근 전 감독과 이별 과정이다. 인천 팬조차 윤 감독 선임을 두고 ‘잘한 일’이라고 치켜세우면서도 최 전 감독과 헤어지는 과정에 대해서는 ‘비상식적인 일’이라며 비판 목소리를 냈다.

심 대표이사가 계약 기간이 남은 최 전 감독과 합의 없이 윤 감독과 새 계약을 추진한 게 드러나면서다. 애초 최 전 감독은 2부 강등에 책임을 다하려는 뜻을 보였다. 그런데 모르는 사이에 심 대표이사가 다른 감독과 계약을 추진했을 뿐 아니라 지산과 상호합의로 계약 해지한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인천 팬은 선수단 훈련장인 유나이티드 축구센터와 인천시청에 수십 근조화환을 보내면서 구단의 새 사령탑 선임 과정에 불만을 표시했다. 또 인천 구단 소셜미디어에 ‘심찬구 아웃 오피셜은 언제뜨냐’, ‘(최 전 감독과 해지가) 상호합의 맞느냐’, ‘축구는 강등, 행정은 연고이전 급’ 등 비난 댓글을 퍼부었다.

분노한 팬은 인천시청에 구단 행정을 비판하는 항의 집회까지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심 대표이사가 부담을 느끼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윤 감독만 민망한 상황이 됐다. ‘윤정환호’엔 서울이랜드에서 코치 생활을 한 이호와 구단 출신 정혁이 코치진에 가세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감독은 26일 취임 기자회견을 연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