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국제공항=김동영 기자] ‘신입 삼성맨’ 김재윤(34)이 푸른 유니폼을 입고 첫 스프링캠프를 치른다. ‘우상’ 오승환(42)과 한 팀이 됐다. 같이 훈련할 생각에 설렌다. 대신 마무리 자리를 내주고 싶은 생각은 없다.
김재윤은 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에 앞서 “내 우상이다. 같이 뛴다는 것이 실감 나지 않는다. 아직 훈련을 같이하지는 못했다. 이것저것 물어볼 생각이다. 워낙 몸 관리를 잘하는 선배다. 경험도 풍부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프로에 늦게 왔다. 그만큼 최대한 오래 뛰고 싶다. 그게 내 소망이다. 몸 관리를 잘하려 한다. 오승환 선배님이 훈련하는 것, 웨이트 등을 봐왔다. 나이가 있는 만큼 더 많이 해야 한다고 하더라.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우상이라 했지만, 경쟁은 또 경쟁이다. 오승환은 삼성 뒷문의 상징이다. 김재윤이 도전장을 던진다. “모든 불펜투수의 꿈은 마무리라 생각한다. 어느 보직을 받든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래도 마무리라는 타이틀을 달고 싶다. 경쟁하겠다. 마무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김재윤은 이날 선수단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로 향했다. 비시즌 삼성과 4년 총액 58억원에 계약했다. 불펜 강화에 목마른 삼성이 김재윤을 잡았다. 발 빠르게 움직였고, 지갑도 크게 열었다. 58억원은 2024 FA 시장 총액 랭킹 4위에 해당한다.
KT 부동의 마무리였다. 2015년 KT에 입단한 후 2023년까지 통산 169세이브를 올렸다. 최근 3년 연속 30세이브도 만들었다. 2023년에도 32세이브, 평균자책점 2.60을 올렸다.
삼성의 마무리 투수가 되고자 한다.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박진만 감독은 “캠프에서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커리어라면 오승환이 압도적이지만, 최근 퍼포먼스만 보면 김재윤이 뒤질 이유는 없다.
김재윤은 “목표는 우승이다. 우승 갈증이 있다. 작년 준우승이었다. 이제 삼성에서 우승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타이틀 하나 따고 싶다. 2년 연속으로 세이브 2위다. 올해도 마무리가 된다면 타이틀을 목표로 잡아보겠다”고 강조했다.
더 잘하기 위해 변화도 꾀한다. 삼성 홈구장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타자친화적이다. 특유의 팔각형 구조로 인해 좌중간-우중간이 짧다. 홈런이 많이 나온다.
김재윤은 “내가 또 뜬공형 투수다. 걱정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강민호 선배와 이야기를 많이 해야 한다. 제구나 코스 선택, 구질 등에서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속구 위주로 승부했다면 이제는 변화구를 더 섞으려고 한다. 땅볼 유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KT에서는 하이 패스트볼 위주로 승부했다. 강점인 속구를 살렸다. 라팍은 뜬공이 나왔을 때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느껴봤다. 변화구 비중을 높이려 한다. 속구보다는 땅볼 유도에 변화구가 유리할 것이라 본다”고 구상을 내놨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