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도하=강예진 기자] “나이스! 나이스! 나이스!”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 울려퍼졌다. 대표팀은 1일 오후 10시(한국시간) 불과 24시간도 채 남지 않은 호주와의 8강전을 앞두고 최종 담금질에 들어갔다.

분위기와 기세는 오를 대로 올랐다. 한국은 지난 31일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 드라마 같은 극장승을 챙겼다. 선제 실점하며 끌려간 한국은 후반 막판까지 동점골을 만들어내지 못해 ‘조기 탈락 위기’에 직면했는데, 후반 추가시간 9분 조규성이 설영우의 헤더 패스를 받아 문전에서 머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벼랑 끝’에 몰렸던 한국은 이 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고, 승부차기 끝 4-2 승전고를 울렸다.

훈련장에 하나둘 모여든 선수들은 각자의 루틴대로 몸을 풀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날까지 호텔에 머물렀던 문선민도 합류해 26명 완전체가 됐다.

김영권과 김진수, 김태환은 사이클에 올라타 몸을 예열했다. 다같이 모인 후에는 운동장을 한 바퀴 돌았다. 황희찬은 취재진을 향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며 웃기도 했다.

이후 3그룹으로 나뉘어 패스 게임을 주고받았다. 김진수와 정우영, 이재성, 박용우, 손흥민, 이기제, 김태환이 한 그룹을 지어 머리로 공을 주고받았다. 공이 떨어지지 않고 랠리가 이어지자 클린스만 감독은 박수를 치면서 “나이스! 나이스! 나이스”를 외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황희찬과 김민재, 황인범, 박진섭, 이순민, 조규성, 정승현도 승부욕을 불태우며 플레이에 나섰다.

‘벼랑 끝’ 승부에서 16강전 승리는 한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손흥민은 “사우디전은 우리가 더 단단하게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선수들아 한 발짝 더 뛸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호주는 쉽지 않은 상대다. 피지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고, 이번대회 4경기서 단 1실점에 그치는 등 단단한 수비벽을 세우고 있다. 호주 그레이엄 아놀드 대표팀 감독은 이 점을 콕 짚어 “우리는 4경기에서 단 한 골만 내줬다. 반면에 한국은 7골을 실점했다. 그 틈을 잘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이틀 더 휴식을 취한 것에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놀드 감독은 “가장 유리하게 작용하는 점이다. 우리는 몸과 마음을 재충전했다. 다들 좋은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짧은 텀은 문제 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더이상 휴식일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 모든 선수가 이런 대회에 오면 소화해야 하는 일정이다. 이 또한 토너먼트의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