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도하=강예진 기자] 무리한 빌드업이 화를 불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3일 오전 12시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호주와의 경기 전반전을 0-1로 뒤진 채로 마쳤다.

한국은 볼 점유율에서 70%를 기록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지난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과 달리 포백으로 전환한 게 주효했다. 호주보다 오랜 시간을 공을 소유하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가는 경기를 했다. 호주는 공을 잡으면 빠르게 전진했지만, 대단히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는 못했다.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끌던 한국은 전반 42분 단 한 번의 실수로 인해 실점했다.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공을 잡은 황인범이 호주 선수들로 둘러싸인 상황에서 공을 걷어내지 않고 짧은 패스를 시도했다. 패스는 페널티박스 근처에 대기하던 크레이그 굿윈에게 걸려 차단됐다. 이후 호주가 공격 작업을 시도했고, 공은 왼쪽을 거친 뒤 다시 굿윈에게 연결됐다. 굿윈은 나다니엘 앳킷슨의 크로스를 정확한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방심이 화를 불렀다. 굳이 무리하게 짧은 패스를 통해 연결하지 않아도 되는 장면에서 욕심을 부리다 큰 위기에 몰렸다.

선제골을 허용한 점은 뼈 아프다. 호주는 앞선 네 경기에서 단 한 골만을 허용한, 수비가 강력한 팀이다. 호주가 마음 먹고 수비하면 뚫기 쉽지 않다. 전반전에 한국은 이강인의 환상적인 패스와 설영우의 패스, 황희찬의 마무리로 골망을 한 차례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골이 취소됐다. 이 장면 외에는 사실상 득점에 가까운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호주 수비가 그만큼 강력했다.

후반전이 되면 호주는 더 강력한 수비를 구축할 가능성이 크다. 호주의 수비력을 고려해 선제골을 절대 허용하면 안 되는 경기였는데, 단 한 번의 치명적인 실수로 인해 위기에 몰렸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