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의정부=강예진 기자] “우리는 사이드아웃 할 수 있는 확률이 낮아서 서브에 리스크를 걸 수 없다.”

올시즌을 앞두고 OK금융그룹에 부임한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범실 없는 서브’를 유달리 강조해 왔다. 경기 중에 나오는 범실 중 서브 범실이 나올 때 유독 큰 탄식을 내뱉거나 큰 제스처를 취하곤 한다.

서브는 배구 기술 중 선수 스스로 모든 걸 시작하고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무기다. 서브를 넣는 토스부터 점프, 그리고 히팅(hitting)까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서브가 잘 들어가면 득이지만, 범실하게 되면 상황에 따라 치명타로 작용한다. 서브가 ‘양날의 검’으로 불리는 이유다.

오기노 감독은 ‘리스크’ 대신 ‘안정’을 택했다. 이 이유로 OK금융그룹은 남자부 7개팀 가운데 서브 6위(세트당 0.7개)에 머물러 있다.

지난시즌(2위·세트당 1.471개)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다. 2021~2022시즌 4위(세트당 1.359개)와 2020~2021시즌 4위(세트당 1.140개) 2019~2020시즌 2위(세트당 1.1512개) 2018~2019시즌 2위(세트당 1.723개)를 보면 더 그렇다.

OK금융그룹의 세트당 서브 성공이 1개 이하로 내려간 경우는 지난 2016~2017시즌 0.891개 이후 처음이다. 매 시즌 서브 기록은 상위권에 위치했는데, 창단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오기노 감독이 ‘안정적인 서브’를 고집하는 이유에는 ‘사이드아웃(서브권을 가진 팀쪽에서 상대 팀쪽으로 서브권이 넘어가는 것)’이 맞물려있다. 범실을 하게 되면 사이드아웃 없이 상대에 서브권을 넘겨주게 된다. 득이 아닌 실이다.

오기노 감독은 “우리는 사이드아웃 할 수 있는 확률이 낮아서 서브에 리스크를 걸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남자부 선두 대한항공을 예로 들었다. 오기노 감독은 “대한항공은 한 경기에 25개 정도의 범실을 하지만, 사이드아웃 할 확률은 55% 이상이다. 대한항공처럼 효율적으로 사이드아웃을 돌릴 수 있으면 나도 강한 서브를 선수들에게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다. 세터 한선수와 유광우를 비롯해 아웃사이드 히터 곽승석과 정지석, 정한용, 미들블로커 김규민 등이 유기적인 플레이가 강점이다. 누구 하나가 잘 풀리지 않더라도 사이드아웃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는 크게 많지 않다.

사이드아웃이 잘 되지 않으면 세트 점수를 내기가 어렵다. 즉 한 자리에서 연속 실점하는 경우가 드문 대한항공과 같은 배구보다는 OK금융그룹의 특색에 맞는 플레이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오기노 감독이 강조하는 건 ‘블로킹’이다. 그는 “서브 리스크를 안을 수 없기 때문에 블로킹에 집중해야 한다. 블로킹과 수비 후 반격을 할 때 사이드아웃을 빠르게 가져가는 게 목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렇다고 모두가 약한 서브를 넣는 건 아니다. 팀 내에서 레오를 비롯해 바야르사이한 등 강서브를 구사하는 선수들도 있다. 레오는 “안정된 서브 페이스를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중요한 건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했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