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스코츠데일=윤세호 기자] 고교 시절 공수주가 두루 능한 외야 최대어로 꼽혔다. 그러나 국가대표 외야수가 가득한 LG에서는 자신의 기량이 한참 멀었음을 깨달았다. 올해 첫 실전에서 3루타를 터뜨렸음에도 선배를 향한 감탄사만 내뱉은 LG 신인 김현종(20)이다.

김현종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 스쿨 파크에서 원정 유니폼 팀 5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3루타 포함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타석에서 이종준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터뜨렸고 수비에서는 2회말 문성주의 머리 위로 넘어가는 타구를 잡았다. 주전 선수 위주의 홈 유니폼 팀과 백업 위주의 원정 유니폼 팀으로 5이닝 청백전을 치렀고 2-2 무승부로 경기가 끝났다.

보통은 첫 실전에서 3루타를 터뜨린 데에 따른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는다. 신인이라면 특히 그렇다. 하지만 김현종은 일찍이 3루타를 머릿속에서 지운 것 같았다.

청백전 후 그는 문성주의 타구를 잡은 것에 대해 “확실히 타구가 다르다. 그냥 잡을 수 있는 타구일 줄 알았는데 공에 계속 뻗어나가는 느낌이었다. 좌타자 타구가 이렇게 길게 나가는 것은 처음 본다. 확실히 많은 부분에서 고교 시절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이종준에게 맞서 기록한 3루타에 대해서는 “주력은 자신이 있는 편이다. 고등학교 때도 좌중간이나 우중간으로 타구를 날리면 3루까지 바라보곤 했다. 코치님도 아웃돼도 괜찮으니까 적극적으로 뛰라고 하셔서 3루까지 노렸다”고 돌아봤다.

자신의 활약에 관한 얘기는 여기서 끝이었다. 김현종은 캠프 내내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지, 그리고 선배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꼈고 지금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해민 선배님이 수비 훈련하는 것을 가까이서 처음 봤다. 정말 보는 내내 감탄만 나왔다”며 “사실 나도 수비할 때 좌우 타구를 따라가는 것은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해민 선배님이 하는 걸 보니 나랑은 차원이 달랐다. 머리 위로 넘어가는 타구도 해민 선배님은 여유 있고 편안하게 한 바퀴 돌고 시선을 놓치지 않은 채 잡는다. 정말 볼 때마다 놀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량보다 놀라운 부분은 훈련량이었다. 김현종은 “최고참 선배님들인데 훈련하는 양이 젊은 선수보다 훨씬 많다. 루틴도 뚜렷하시다. 야구 내적인 것도 많이 배우는데 야구 외적인 부분도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 이게 정말 프로 선수구나. 이래서 작년에 우승했다는 것을 정말 끊임없이 느낀다”고 혀를 내둘렀다.

박해민 외에 김현수와 홍창기도 김현종에게 놀라움을 전한 선배들이다. 김현종은 “현수 선배님은 타구가 차원이 다르다. 그냥 치는 것 같은데 정말 크게 날아간다. 창기 선배님은 훈련부터 타구 방향이 정확하다. 정교하게 계획을 세우고 훈련한다는 느낌이 든다. 선참인 선배들이 철저히 계획을 세우고 훈련량도 가장 많다. 캠프 기간 매일 정말 많이 배운다”고 밝혔다.

물론 마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보고 느끼는 만큼 질문하면서 훈련한다. 김현종은 “선배님들이 언제든 물어보라고 하셔서 꾸준히 질문하고 있다”며 “솔직히 이렇게 훈련을 많이 한 적이 없다. 겨울만 되면 타격이 너무 안 돼 원래 이 시기는 나랑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었다. 내가 훈련을 적게 했기 때문에 못 한 것이었다”고 새로운 세상과 마주한 소감을 전했다.

인천공항 출국 당시 김현종은 개막 엔트리를 목표로 삼았다. 지금도 그 목표가 유효하냐는 질문에 “목표는 지금도 같다. 그만큼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드리겠다. 개막 엔트리에 앞서 늘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는 게 지금은 더 큰 목표”라고 답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