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황혜정 기자]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 광풍이다.

대기타석에만 들어서도 장내에서 난리가 났다.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과 메이저리그(ML) 명문구단 LA 다저스의 친선경기가 열렸다.

‘스타 중의 스타’ 오타니가 이날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1회초와 2회초 타석에 선 오타니는 두 타석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인기는 그야말로 최고였다.

오타니가 대기타석에 나오자 환호성이 고척돔을 가득 메웠다. 모두가 오타니를 찍기 위해 자리를 이탈해 대기타석 근처로 모였다. 안전요원의 제지에도 각자의 카메라에 오타니의 모습을 직접 담기 바빴다. 일생일대의 오타니를 직접 볼 기회를 놓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타니의 나라인 일본에서도 많은 팬이 고척돔을 찾았다. 국내 대학에 다니고 있는 일본인 유학생 아이리(25)씨는 사촌오빠 타이가씨와 함께 고척돔을 찾았다. 아이리 씨는 “티켓팅이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오빠랑 오타니를 보기 위해 밤을 새가며 티켓팅을 시도했고, 결국 나란히 앉을 수 있는 두 자리를 잡았다”며 미소 지었다.

전날 입국한 타이가 씨는 이날 경기 후 곧바로 일본으로 돌아간다. 이날 경기 티켓만 구했기 때문이다. 타이가 씨는 “아쉽지만 그래도 오타니를 짧게라도 봤으니 다행”이라며 “비록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아직 시즌을 시작하지도 않았으니 걱정은 없다. 오타니 파이팅”이라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모두가 오타니를 응원하는 것 같지만, 키움을 응원하는 한 미국 여성이 눈에 띄었다. 미국 시카고 출신의 린지 하겐(37)씨. 키움 유니폼을 당당히 입고 스낵을 들고 가던 그는 “키움은 내게 최고의 KBO팀”이라며 “나는 시카고 출신이기 때문에 ML팀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응원하지 절대 다저스를 응원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한국에서 국제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는 린지 씨는 3년 전부터 키움 팬이라고 한다. 이미 키움을 떠난 외야수 푸이그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던 게 흠이지만, 린지 씨는 “캡틴 김혜성이 올 시즌 잘해서 ML에 갈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