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배우 정일우가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정일우는 지난 1월 21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무대에 섰다. 연극 무대는 2019년 연극 ‘엘리펀트 송’에 이어 5년 만이다.
‘거미여인의 키스’는 아르헨티나 작가 마누엘 푸익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두 남자의 치명적이고 슬픈 사랑을 다뤘다. 이념과 사상이 전혀 다른 두 인물이 감옥에서 만나 서로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피어나는 인간애를 그렸다.
정일우는 이번 작품에서 자신을 여자라고 믿고 있는 낭만적 감성의 소유자 몰리나 역을 맡았다. 극 중 몰리나는 아르헨티나의 빌라 데보토 감옥에서 발렌틴에게 표범여인에 관한 영화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가석방 조건으로 발렌틴에게 반정부 조직에 관한 비밀 정보를 캐낸다. 특히 몰리나가 발렌틴과 감옥에서 맞댄 입맞춤 열연이 돋보였다.
정일우는 이번 작품에서 소수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작품 속 메시지를 차분한 보이스와 섬세한 제스처로 녹여내며 연극에 힘을 실었다. 캐릭터의 부드러운 외형을 강조하기 위해 체중도 6kg 감량했으며, 이를 무대에 설 때까지 유지했다.
특히 정일우는 2인극에서 나오는 방대한 대사량과 복잡한 스토리텔링 서사를 매끄럽게 표현했다. 그는 대본을 1,000번 이상 읽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또한 로브를 입고 벗는 몸짓까지 치밀한 연기 계산으로 섬세하게 표현했다. 캐릭터가 생동감 있게 살아났다는 호평을 받으며 매 무대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정일우는 “쉽지 않은 작품이라 출연을 결정하기까지 고민이 많았고 무대에 설 때마다 정말 힘들었다. 그러한 가운데 매번 새로운 감정을 느끼게 돼 배움이 컸던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일우가 아닌 몰리나가 보인다라는 반응을 들었을 때 정말 감사했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배우가 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tha93@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