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롯데 통산 홀드왕’ 투수 구승민이 부진에 빠졌다. 구원으로 나서 4경기만에 2패를 떠안았다. 1.1이닝 9안타 1홈런 5볼넷 8실점 평균자책점(ERA)은 54.00까지 치솟았다.
4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모습도 부진했다. 3-3 동점 상황에서 6회 전미르가 먼저 마운드에 올랐다. 1이닝 2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구승민이 7회 등판했다. 4타자에게 3안타 2실점했다. 첫 타자 문현빈에게 2루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페라자에게는 6구 승부 끝에 우전안타를 맞았다. 투 스트라이크까지 잡았으나 낮게 제구된 슬라이더를 페라자가 잘 걷어 올렸다.
무사 1,3루 상황. 채은성이 가운데로 몰린 142㎞ 속구를 걷어올리며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만들어냈다. 3루 주자가 홈인하며 결국 3-4가 됐다. 여기에 노시환을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자 결국 김상수로 교체됐다.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올리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구승민 주무기인 스플리터가 살아나고 있지 않다. 타자 앞에서 떨어지는 스플리터가 위력적이었다. 포심 패스트볼처럼 오다 홈 플레이트에서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번시즌엔 밋밋하게 떨어지면서 방망이에 맞아들어가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투수가 초반 카운트 싸움에서 유리하게 잡고 들어가길 원한다. 초반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하며 스스로 위기에 빠지고 있다. 커맨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모습이다.
구승민은 롯데 역대 홀드 1위(108홀드)다. 2020시즌부터 지난시즌까지 4시즌 연속 20홀드 이상을 기록하며 구단 최초 4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했다. 거기다 슬로우 스타터다. 구위가 살아나려면 시간을 두고 기다려줘야 하지만, 팀 상황이 녹록치가 않다. 시즌초반 팀 연패가 겹쳐 코치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쉽사리 필승조에서 빼기도 어렵다. 구승민처럼 경험치가 높은 선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선발-마무리 중간에서 이닝을 메워줘야 한다. 결국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올시즌을 끝으로 김원중과 함께 프리에이전트(FA)가 되기 때문에 좋은 성적으로 몸값을 높여야 한다.
코치진 생각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당초 지켜보겠단 입장이었지만, 불펜진 난조에 교체 카드도 고심 중이다. 한템포 쉬어가는 게 선수에게 좋을 수도 있다.
주형광 투수코치는 “감독님이나 나도 (구)승민이를 7,8회 고정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어떻게든지 이기는 게임을 해야한다”고 복잡한 심경을 에둘러 표현했다.
퓨처스리그에선 좌투수 김진욱 정현수가 좋은 구위를 보이며 대기 중이다. 주 코치는 “(2군으로) 내린다고 하더라도 확인해야한다. (구승민을) 아직은 내릴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