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안녕하십니까. 신인 배우 송강호입니다”

영화 ‘기생충’(2019)으로 전세계인에게 눈도장을 찍고 ‘브로커’(2022)로 제75회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월드클래스’ 배우 송강호가 신인으로 돌아왔다. 연극 무대경력까지, 도합 35년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송강호는 15일 공개되는 디즈니+ ‘삼식이 삼촌’을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드라마에 도전한다.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송강호는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한다”고 고백했다.

‘삼식이 삼촌’은 한국 전쟁 이후 혼란스러웠던 1950~60년대 한국이 배경이다. 송강호는 전쟁 중에도 자기 사람에게 하루 세 끼니를 반드시 먹인다는 이유로 ‘삼식이 삼촌’으로 불리는 박두칠을 연기한다.

그는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돌아온 뒤 한국 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꿈에 부푼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 분)에게 “당신의 꿈을 이뤄줄 원대한 계획이 있다”며 접근한다. 자신의 야망과 욕망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의심도 하고 배신도 할지 고민한다.

송강호는 “가장 힘들었던 시대고 한 끼 먹는 것이 절박한 시대가 배경이다. 위장에서 시작해서 머리로 갔다가 심장에서 마무리되는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드라마 데뷔작으로 이 작품을 택한 이유에 대해 “그간 작품을 통해 관객들과 작품 속 가치를 공유해왔다. 다채로운 시대에 살고 있는 만큼 다양한 채널을 통해 팬들과 소통을 시도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일까보다는 이 작품에 얼마나 잘 흡수될 수 있을까가 중요하다. 매번 그런 생각을 꾸준하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강호와 연기호흡을 맞춘 변요한은 “송강호 선배님이 드라마 후배인데 따라가기가 힘들더라. 숨 잘못 쉬면 바로 과호흡이 오겠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드라마는 송강호, 변요한 외에도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기자 출신 배우인 진기주는 국어국문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뒤 기자가 되는 엘리트 주여진 역을 연기한다.

서현우, 유재명은 육사 출신 군인으로 분한다. 주진모는 청우회 의장이자 세강방직 사장인 안요섭 역을 맡고 오승훈이 그의 막내아들 안기철호 호흡을 맞춘다. 티파니 영은 올브라이트 재단 이사의 여동생이자 모종의 목적을 가지고 김산에게 접근하는 인물 레이첼 정으로 카메라 앞에 선다.

연출을 맡은 신연식 감독은 “전 세계에서 ‘밥 먹었냐’는 질문이 일상인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한 거 같다. 한국전쟁 직후 하루 한 끼도 먹기 힘든 시기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또한 “삼식이 삼촌의 주변에는 엘리트들만 있는데 먹는 걸로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사람이다. 가장 진솔하고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이 세상을 먹는 걸로 받아들이는 것을 생각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살고 있는 사회가 어떤 세상이고, 구성하고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 늘 궁금했다. 이를 탐구해보고 싶었는데 1960년대가 딱 적합한 시기였다”며 “우리가 새끼 때는 어떤 새끼인지 잘 모르고, 냇가에 나가 놀지 않나. 정말 새로운 세상에 나갔을 때 백조 새끼인지, 독수리 새끼인지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게 된다. 이 시기 1960년대 대한민국이 서로가 어떤 존재인지 정체성을 깨닫게 되는 시기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tha93@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