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귀포=박준범 기자] 제주 유나이티드 수비수 정운(35)은 구단 최다 출전 기록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정운은 지난 2016년 제주에 입단해 8시즌째 뛰고 있다. K리그 통산 196경기에 출전했다. 정운은 2012년 울산 HD에 입단했지만 한 경기도 뛰지 못했고, 크로아티아를 거쳐 제주 유니폼을 입었다. K리그에서는 ‘원클럽맨’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결장했지만, 주축 수비수들의 줄이탈 속에 수비진 한자리를 책임지고 있다. 그는 지난 26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4라운드 수원FC와 맞대결에 선발 출전해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정운은 “중요한 경기였고, 승점 3점을 얻으면 우리가 또 상위권으로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래도 홈에서 또 결과를 가져와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1989년생인 정운은 어느덧 팀 내 선참급이 됐다. 김근배, 구자철 다음이다. 두 명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수원FC전에는 최선참이었다. 정운은 “다른 말은 하지 않는다. 다만 모든 선수가 팀에 대한 충성심을 갖고, 또 제주도만의 특성이 있기에 그런 팀에 대한 애착을 느껴야 좋은 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제주만의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그런 말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시즌과 달리 제주는 김학범 감독이 부임해 새로운 색깔의 축구를 선보이고 있다. 정운은 “더 직선적으로 변한 것 같다. 지난시즌에는 볼 소유가 많고 직선적인 패스는 적었다. 김학범 감독이 오고 난 뒤에는 더 앞으로 나가는 패스들이 많아졌다”라며 “그런 부분이 긍정적으로 본다. 다만 아직 감독님의 축구 색깔을 입히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것 같다. 여름이 지나고 앞으로는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운은 시즌 전만 해도 측면 수비수를 준비했는데 수비수의 연이은 부상으로 스리백의 왼쪽을 맡고 있다. 그는 왼쪽 측면 수비수와 중앙 수비수를 번갈아 가며 맡는다. 정운은 “우리가 부상자로 인해 급하게 스리백을 쓰게 됐다. 그래서 스리백의 왼쪽에 선다. 내가 보지 않던 자리는 아니다. 지난시즌에도 봐왔던 자리라, 익숙하다. 포백을 하더라도 요즘 축구는 자리가 정해져 있지 않다. 더 유기적으로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제주는 지난 2019시즌 2부 강등 아픔을 겪었고, 지난시즌에도 가까스로 강등권은 피했다. 이번시즌 출발도 좋은 편은 아니다. 정운은 “사실 제주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좋았을 때도 있지만 지금은 조금 좋지 않은 때”라면서 “그렇기에 김 감독님이 부임하신 것으로 생각한다. 모든 구성원이 바뀌려고 노력하다 보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싶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기도 한데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목표도 있다. 더욱이 정운은 제주가 서귀포로 연고 이전한 후 출장 순위 기록을 새롭게 쓸 수 있다. 이창민(204경기), 오반석(198경기), 오승범(197경기)에 이어 4위다. 정운은 “개인적으로는 제주 소속으로 최다 출전 횟수를 늘려가고 싶다”라며 “우승권에서 노는 팀이 되고 싶은 게 내 욕심이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마음 같지 않을 때가 있기 마련이다. 몇위 하고 싶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겠다는 건 사실 지금 말할 수 없는 부분이다. 다 같은 마음으로 바뀌려는 의지를 갖다 보면 높은 순위에 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