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낯가림은 없었다. 처음 보는 외국인 투수지만 빠르게 적응하며 대량 득점했다. 선발 투구 고전으로 사실상 불펜 데이를 진행했는데 필승조 투수가 임무를 완수했다. 두산이 2위를 눈앞에 두면서 뜨거운 상위권 경쟁에 돌입했다.

두산은 8일 잠실 KIA전에서 9-8로 승리했다. 선발 투수 김유성이 0.1이닝 2실점으로 고전했음에도 역전승했다. 김유성 이후 김명신 이영하 김강률 이병헌 최지강 박정수 이교훈 김택연이 등판했다. 4회부터 9회까지 단 3점만 내주며 성공적인 불펜 데이를 보냈다. 김택연은 0.2이닝 세이브로 시즌 두 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타선에서는 양의지가 빛났다. 양의지는 4회 결승 2타점 적시타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전날 홈런 2개를 친 양석환도 이날 홈런 1개 포함 4타수 2안타. 이유찬과 조수행도 하위 타선에서 멀티 히트로 꾸준히 상위 타선에 찬스를 제공했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시즌 전적 37승 27패 2무. 승률은 0.578이 됐다. 2위 KIA와 승차 없는 3위. LG, KIA 그리고 두산이 순위표에서 상위권을 형성한 모양새다.

경기 후 두산 이승엽 감독은 “선수들의 놀라운 집중력을 확인한 하루였다. 선발 투수가 일찍 내려가면서 힘든 경기가 예상됐는데, 모두가 포기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이어 그는 “4회 무사 만루에서 하위 타순인 8번 이유찬과 9번 조수행이 연달아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계속된 찬스에서는 양의지가 기대대로 경기를 뒤집는 2루타를 날렸다”며 “이유찬과 조수행은 7회에도 나란히 적시타를 날렸는데, 최근 각자의 위치에서 너무 잘해주고 있다”고 선수들의 고른 활약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연이틀 만원 관중이 야구장을 찾아주셨다. 열정적인 응원 덕분에 선수들이 힘을 내 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고 이날 2만3750석을 가득 채운 야구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두산은 오는 9일 선발 투수로 2년차 영건 최준호를 예고했다. KIA도 2년차 신예 윤영철이 선발 등판한다.

한편 양의지는 “이번 주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세 번의 연장전 승리가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생각한다. 오늘 역시 선수들 모두 집중력을 잃지 않았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 이번 주를 계기로 팀이 한층 강해진 것 같다. 특히 젊은 선수들이 정말 잘해주고 있다. 이 자리를 빌려 고맙고, 잘해주고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후배들을 칭찬했다.

덧붙여 “오늘도 잠실야구장 가득 채워주신 팬분들의 함성 덕분에 5연승을 달릴 수 있었다. 팀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지금처럼 뜨거운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