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울산=김민규 기자] 그야말로 ‘역전의 롯데’다. 울산 문수야구장이 들썩였다. 롯데가 연장까지 가는 박빙의 승부 끝에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30)의 끝내기 그랜드슬램이 터지며 이겼다. 연패 후 연승으로 위닝시리즈를 챙긴 롯데가 ‘순위 반등’에 속도를 냈다.

롯데는 17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두산과 주중 3연전 둘째 날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레이예스 3점 홈런에 힘입어 6-2로 승리했다. 이로써 롯데는 2연승을 달성했고, 두산은 3연패를 기록하며 삼성·LG와의 ‘2위 다툼’에 한발짝 멀어졌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윌커슨이 선발투수로서 잘 던져줬고 뒤이어 올라온 불펜투수들도 제 역할을 잘 해줬다. 특히 김원중이 중요한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고 멀티이닝을 막아줘 팀에 큰 도움이 됐다”며 “그리고 레이예스의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이어 “더운 날씨에도 울산 구장을 찾아 열띤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롯데 선발 투수 애런 윌커슨은 6이닝 동안 8안타 5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 147㎞ 패스트볼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터를 섞어 던지며 두산 타선을 막아냈다. 총 투구 수 95개 중 스트라이크 70개로 안정적인 제구를 뽐냈다.

0-2로 끌려갔지만 롯데는 포기하지 않았다. 7회말 레이예스가 2루타로 공격 혈을 뚫었고, 전준우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1사 3루가 됐다. 정훈이 대타로 나와 2루수 땅볼로 레이예스가 홈을 밟아 첫 득점을 안겼다.

1-2로 맞이한 8회말. 롯데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2사 후 ‘마황’ 황성빈이 안타로 출루한 후 대타 윤동희가 1타점 적시타를 뽑아내 기어코 2-2 동점을 만들었다.

불펜도 힘을 냈다. 7회부터 이민석-한현희-진해수-김강현-김원중-김상수가 차례대로 마운드에 올라 실점없이 두산 타선을 막았다. 9회까지 2-2 균형이 이어졌고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흘렀다.

연장 10회초 김상수가 실점 위기를 잘 넘긴 롯데는 10회말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2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선 레이예스가 두산 바뀐 투수 김명신의 2구째 128㎞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그랜드슬램을 터뜨려 6-2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