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파리에서 가장 화려하게 빛날 ‘효자 종목’은?

2024 파리올림픽은 메달 기근을 우려한다. 여자 핸드볼을 제외한 단체전 구기 종목이 전멸한 가운데, 역대 하계올림픽 중 가장 적은 메달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어느 때보다 메달이 귀한 만큼 ‘포디움’을 확보할 효자 종목에 시선이 쏠린다.

한국 올림픽 역사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을 획득한 종목은 양궁이다. 총 27개로 태권도(12개), 유도, 레슬링(이상 11개) 등에 크게 앞선다. 메달 전체로 봐도 43개로 유도(46개)에 이어 2위다. 태권도나 유도, 레슬링 등은 과거 효자 종목이었으나 최근 내림세를 피하지 못했다. 3년 전 도쿄올림픽에서 유도와 태권도는 금메달 없이 나란히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에 그쳤다. 레슬링은 아예 메달을 확보하지 못했다.

양궁은 흔들림 없이 효자 종목 자리를 지킨다. 도쿄 대회에서 금메달 4개를 얻으며 한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번에도 기대치는 같다. 남녀 단체전과 여자 개인전, 혼성전 등에서 금메달을 기대한다. 적어도 3개 이상 금메달을 따내야 최강국이자 디펜딩 챔피언의 위상을 유지한다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효자 종목은 펜싱이다. 펜싱은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1개씩 따냈고, 동메달도 3개나 획득했다. 메달 수만 보면 양궁보다 많다.

이번 대회에서도 펜싱을 향한 기대감은 크다. 전통 강세 종목인 남자 사브르는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모두 우승을 노리고, 여자 에페나 플뢰레, 사브르 등에서도 메달을 기대한다. 마침 지난달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오름세를 타고 있다.

여자 에페의 송세라(부산시청)는 “펜싱이 비인기종목인데 이제 올림픽 효자 종목 소리를 듣는다. 많은 지원 속 경기력이 올라왔다”면서 “대회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가 메달을 따면 좋겠다. 나도 개인전에서는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시선을 사로잡은 종목은 수영(경영)이다. 간판스타 황선우(강원도청)가 출격하는 200m와 김우민(강원도청)이 나서는 400m가 기대 종목이다. 둘은 올해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들이 나서는 800m 계영에서도 메달이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피지컬에서 뒤지는 한국 수영이 세계 무대에서 빛날 기회다.

황선우는 “한국 수영이 단체전에서 메달을 딸 것이라 기대하는 날이 올 줄 몰랐는데 마냥 꿈이 아니다. 정말 가능성이 열려 있다. 그런 세대가 왔다는 게 신기하다. 내가 그 안에 있다는 것도 영광스럽다”며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기회를 잡은 만큼 잘 준비해 포디움에 꼭 올라가겠다”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