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정다워 기자] ‘삐약이’가 마침내 해냈다.

한국 탁구의 간판 신유빈(대한항공)은 30일 프랑스 파리의 아레나 파리 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혼합복식 동메달결정전에서 임종훈(한국거래소)과 짝을 이뤄 출전해 홍콩의 웡춘팅, 두호이켐을 4-0(11-5 11-7 11-7 14-12) 격파하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탁구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낸 것은 2012 런던 대회 이후 무려 12년 만의 일이다. 2016 리우올림픽, 3년 전 도쿄 대회에서 ‘노메달’에 그쳤던 아쉬움을 풀었다.

신유빈은 한국 탁구의 얼굴이다. 2009년 만 5세의 나이에 영재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그는 착실하게 성장해 국가대표가 됐다. 2019년6월21일 만 14세11개월16일의 나이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상위 3명에 들면서 자력으로 첫 태극마크를 단 것을 시작으로, 도쿄올림픽 출전, 항저우아시안게임 메달 4개(금1, 동3) 획득 등을 통해 간판으로 자리매김했다.

신유빈은 도쿄올림픽에도 출전했지만 단식 32강에서 탈락했고, 단체전에서도 8강에서 떨어졌다. 메달과는 거리가 있었다.

3년이 지났고, 신유빈은 확실하게 성장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그는 마침내 올림픽 포디움에 서는 꿈을 이뤘다.

경기 후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을 만난 신유빈은 “기뻐서 아직 실감이 안 나는 것 같은데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어 정말 좋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작년에도 아시안게임을 포함해 큰 메이저 대회를 많이 경험했는데 그때 좋은 성적을 냈던 게 이번 대회에도 도움이 됐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신유빈은 자신을 향해 “고맙다”라고 말한 파트너 임종훈에 관해 “오빠가 나보다 나이가 많아 힘들었을 텐데 아무런 내색 없이 잘 견뎌줘서 감사하다. 오빠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라며 공을 돌렸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부상과 슬럼프 등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따낸 메달이라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온다. 신유빈은 “3년 사이에 부상도 찾아오고 계속 경기를 지기만 하는 시기도 찾아왔었다”라며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노력한 저한테도 잘 견뎠다고 말해주고 싶다”라고 자신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남겼다.

갈 길이 멀다. 신유빈은 단식, 단체전을 앞두고 있다. 2004년생인 그에게 올림픽은 앞으로 몇 번이고 더 찾아올 수 있다. 신유빈은 “이 메달이 앞으로 탁구를 할 때 더 자신감을 줄 것 같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