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대한민국 근대5종이 올림픽 두 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목표인 ‘멀티 메달’에 이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결코 ‘실패’가 아니다.

성승민(한국체대)은 2024 파리 올림픽 마지막 날인 11일(한국시간) 근대5종 여자부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역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낸 첫 번째 아시아 여자 선수가 됐다. ‘새 역사’다.

메달이 금빛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동메달도 값진 것은 마찬가지다. 올림픽을 앞두고 “메달 하나 걸고 돌아오고 싶다”고 했다. 원하는 바를 이뤘다.

지난 도쿄 대회에서 전웅태(광주광역시청)가 동메달을 따냈다. 대한민국 근대5종 사상 첫 번째 메달이다. 3년이 흘러 성승민도 포디움에 섰다. 두 대회 연속 메달리스트 배출이다. 당연히 이것도 역대 최초다.

사실 기세가 한껏 오른 상태로 올림픽에 임했다. 지난 6월 중국 정저우에서 열린 근대5종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 땄다. 세계선수권 출전 사상 최고 성적이다.

세계랭킹에서 남자부 전웅태가 2위, 서창완(국군체육부대)이 7위에 올랐다. 여자부 성승민이 1위, 김선우(경기도청)가 9위에 자리했다. 올림픽에서도 메달이 유력하다고 했다. 금메달까지 바라봤다.

대한근대5종연맹은 ‘멀티 메달’을 목표로 놨다. 달성을 위해 새벽부터 늦은 시간까지 훈련에 매진했다. 선수들은 “강훈련으로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결국 노력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남자부에서 전웅태와 서창완이 각각 6위, 7위를 기록했다. 여자부가 힘을 냈다. 성승민이 동메달을 따냈다. 김선우도 8위로 대회를 마쳤다. 아쉬움은 남지만,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파리에서 출전 선수 전원이 톱10에 들었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최초 케이스다. 가장 성적이 좋았던 도쿄 대회에서 남자부는 전웅태가 3위, 정진화가 4위에 올랐으나 여자부는 모두 10위 밖이었다.

이번에는 남자부 모두 톱10 안에 들어간 가운데 여자부에서 메달까지 터졌다.

한국 근대5종은 메달을 ‘밥 먹듯’ 따낸 종목이 아니다. 국제대회 성적이 썩 좋지는 못했고, 비인기 종목의 설움도 적잖이 맛봤다.

이제는 아니다. 힘든 시간을 거쳐 성과를 냈다. 연맹 또한 선수단 지원에 최선을 다했다. “최선을 다해 선수들을 돕는 게 연맹의 역할”이라 했다. 이제는 ‘효자 종목’을 향해 가고 있다.

올림픽은 끝났지만, 근대5종은 계속된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있고, 2018 LA 올림픽도 이어진다. 근대5종 선수들 스스로 ‘판’을 제대로 깔았다. 이후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