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1924년 이후 ‘100년’을 돌아 다시 파리에서 만개한 ‘올림픽 꽃’이 4년 후 LA를 기약하며 막을 내렸다. 각국 선수단은 오륜기 앞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눈물과 감동의 서사를 또 한번 썼다.

주요 외신은 2024 파리올림픽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지구촌 축제를 성공적으로 부활시켰다며 호평했다.

하지만 명과 암이 분명하다. ‘성공’에 가려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올림픽 개회식 사상 첫 수상행진으로 세계인의 찬사와 시선을 끈 순간에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우리나라를 영어와 프랑스어를 통해 북한으로 소개하는 등 올림픽 내내 미숙한 진행으로 구설에 올랐다. 여기에 개회식 공연은 외설·조롱 논란이 불거지며 홍역을 치렀고, 선수단은 절도·소매치기 등 범죄에 노출돼 몸살을 앓았다.

최우선 기조로 내건 ‘탄소 중립’ 피해는 선수단과 관계자의 몫이었다. 올림픽조직위는 탄소 중립을 강조하며 선수촌과 셔틀 버스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극성이었다. 참가자에게 채식 위주의 식단을 제공, “먹을 것이 없다”는 볼멘 소리가 터져나왔다.

재미있는 사실은 탄소 중립 이면에는 개회식에서 디젤 선박 100대를 띄웠고, 판매 음료에 플라스틱 컵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사용한 플라스틱 컵만 ‘600만개’라는 현지 보도와 비판도 나왔다. ‘겉과 속’이 다른 파리의 민낯이다. ‘무늬만 탄소 중립’이란 비난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그나마 적은 예산으로 효율 높은 운영을 보여준 건 파리올림픽이 칭찬을 받을 만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제대회가 열리면 막대한 국가예산을 투입해 새 경기장을 짓고, 도로를 새로 닦는 등 동분서주하다.

파리에서는 1900년 세계박람회를 위해 지은 그랑 팔레에 대규모 가변석을 설치해 펜싱, 태권도를 진행했다.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인 앵발리드에서 양궁을 했다. 에펠탑 앞에서는 비치발리볼 경기를, 베르사유 광장에서는 근대5종을 열며 대회를 마쳤다. ‘저비용·고효율’ 만큼은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

짚고 넘어갈 부분은 있다. 트라이애슬론과 마라톤 수영을 진행한 센강 ‘수질 관리’다. 대회 개최를 위해 2조 원이 넘는 예산 쏟아부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센강에서 경기를 치른 철인 3종 선수와 수영 마라톤 선수는 연신 구토하는 건강 문제가 부각됐다. 세계적 망신이다. 생색만 낸 투자로 끝났다. 차라리 2조 원을 ‘참가자의 복지와 편의를 위해 사용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쨌든 100년 만에 다시 찾은 파리올림픽은 끝났다. 이제 4년 뒤 2028 LA 올림픽을 바라본다. 44년 만에 만날 LA는 우리 속담 ‘빛 좋은 개살구’가 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