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쾰른=김민규 기자] 세계 최대 게임쇼다. 전 세계 64개국 1400여개 기업이 참가해 ‘역대급’을 자랑했다. 방문한 관람객 수만 30만명을 넘었다. 매년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게임스컴’ 얘기다. 글로벌 진출의 ‘관문’이라 했다. 그래서 준비했다. 스포츠서울이 뽑은 ‘게임스컴 2024’ 최고의 게임 5선이다.
선정 기준을 놓고 여러 상황을 고려했다. 직접 시연을 해본 게임, 대기줄이 가장 길었던 게임 등을 꼽았다.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는 크게 세가지다. 대중성과 스토리, 그래픽 퀄리티다. 누구나 오랫동안 즐길 수 있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긴 게임을 꼽았다.
◇ 최고의 퀼리티 펄어비스 ‘붉은사막’
“직접 해보면 안다”고 강조할 정도로 게임 ‘완성도’에 자신감이 넘친다. 2019년 개발을 시작해 6년을 기다린 야심작 ‘붉은사막’ 얘기다. 그야말로 ‘문답무용(問答無用,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이다. ‘게임스컴 2024’에 방문한 관람객들은 시연을 통해 펄어비스의 근거있는 자신감을 직접 깨달았다.
‘게임스컴 어워즈’ 수상에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외신들은 ‘최고의 게임’임을 인정했다.
미국의 음악·정치·대중문화지 롤링 스톤은 ‘붉은사막’에 대해 “곧 출시될 액션 RPG ‘붉은사막’을 직접 시연하는 동안 우리를 엄청나게 어려운 보스전으로 몰아넣었다. 민첩한 인간부터 난폭한 뿔 달린 유인원 등 다양하다”며 “어려움은 잔인하지만, 적을 극복하는 것은 엄청나게 보람 있는 일이다. 바로 ‘붉은사막’이 그렇다. 올해 게임스컴에서 최고의 게임 중 하나다. 우리는 좌절하는 모든 순간을 사랑했다”고 평가했다.
이와 별개로 롤링 스톤은 ‘게임스컴 어워즈’에서 4관왕을 차지한 캡콤 ‘몬스터 헌터: 와일드’를 최악의 게임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붉은사막’이 더 뛰어나다는 의미다.
◇ ‘아재’ 향수 자극, 영화 그 이상의 즐거움 ‘인디아나 존스’
그야말로 영화 그 이상의 게임이다. 3040세대라면 누구나 한번쯤 ‘채찍’ 휘두르기를 따라해봤을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게임으로 부활을 알렸다. 루카스필름과 울펜슈타인 시리즈 개발사로도 유명한 머신게임즈가 협업해 개발 중인 ‘인디아나 존스: 그레이트 서클’이 오는 12월 9일 엑스박스로 찾아온다.
그동안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게임은 많았지만 대부분 흥행에는 닿지 못했다. 인디아나 존스 IP(지적재산권)에 편승하려는 게임들이 주를 이뤘다.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인디아나 존스: 그레이트 서클’은 달랐다.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로 막을 내린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부활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게임스컴 2024’ 개막 전야제 ‘오프닝나이트라이브(ONL)’에서 공개된 영상만 보더라도 흠잡을 데가 없다. 영화와 똑같은 인디아나 존스를 구현했고, 캐릭터들도 실사와 같이 느껴졌다. 영화를 그대로 게임으로 옮겨 놓은 비주얼과 연출은 벌써부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소망하는 삶’을 다시 살아보자 ‘인조이’처럼
‘새로운 인생, 소망하는 인생을 살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게임, ‘인조이’가 게임스컴 2024를 뜨겁게 달궜다. 현장에서는 ‘인조이’를 시연해보기 위해 5시간 이상 대기줄이 형성됐을 정도.
‘인조이’는 이용자들이 자신이 꿈꾸는 외모와 집을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도구를 제공한다. 자체 UGC(User Generated Contents, 이용자 제작 콘텐츠) 플랫폼 ‘캔버스(Canvas)’를 통해 이용자가 자신의 창작물을 업로드하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능 역시 제공한다. 3D 프린터 등 최신 AI 기술을 통합하여 하나의 이미지로도 창작물을 쉽게 만들 수 있게 한다.
특히 게임스컴에서 시연을 선보인 이틀 만에 ‘캔버스’에는 약 10만개가 넘는 창작물이 만들어졌다. 약 2초당 1건의 창작물이 게재된 셈. 당신이 소망하는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줄 ‘인조이’가 기대작 5선에 뽑힌 이유다.
‘인조이’ 개발 총괄을 맡고 있는 크래프톤 김형준 PD는 “이용자들이 ‘소망하는 삶’뿐만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주어진 삶’의 경험도 인조이의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 액션의 진수, 넥슨 ‘카잔’ 이야기
‘성과’보다는 게임의 본질 ‘재미’ 그리고 ‘완성도’를 높이는 ‘한길’만 바라보고 있다. ‘계획대로 잘 만들었는가’란 물음을 거듭 되새기며 방향성을 잡아나가고 있는 넥슨 기대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카잔)’이 게임스컴 2024를 빛냈다.
‘카잔’은 넥슨 자회사 네오플이 개발 중인 하드코어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던전앤파이터(던파)’를 IP 기반으로 만든 기대작이다. ‘던전앤파이터 유니버스(DNFU)’의 본격적인 확장을 알리는 대형 프로젝트다. 지난 2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친 ‘비공개 집중 테스트(FGT)’를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번 ‘게임스컴’에서 시연을 통해 전 세계 이용자들에게 제대로 ‘얼굴’을 알렸다.
‘던파의 아버지’로 불리는 네오플 윤명진 대표는 “카잔을 만들기로 결정한지 벌써 3년이 다 됐다. 우여곡절도 많았는데 다행히 만들고 싶었던 게임성과 방향을 지켜낸 것 같다. 완벽한 게임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좋은 게임에 근접하게 잘 만들어가고 있다”며 “게임이 가진 본질적인 재미에만 집중하고 있다. 원래 만들고자 했던 게임을 계획대로 만들었는가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고 개발에 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 어둠·공포·스릴 ‘극대화’ 카카오게임즈 ‘패스 오브 엑자일2’
‘게임스컴 2024’에서 이용자들로부터 주목받았던 유망주 중 하나가 바로 ‘패스 오브 엑자일(POE)2’다. ‘POE 2’는 서사적인 요소를 최소화하고 전투의 재미에 집중한 ‘핵 앤 슬래시’ 게임으로 어둠과 공포, 스릴을 경험할 수 있다. 뉴질랜드 소재 게임사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GGG)가 개발한 ‘패스 오브 엑자일’의 후속작이다. 원작의 20년 이후 시대가 배경이다.
특히 ‘POE2’는 이용자가 보스의 공격을 회피하는 동작과 더불어 각 보스들이 지형지물을 활용해 땅을 내리치거나, 더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땅에서 폭발을 일으키는 등 소울류 게임의 기믹(몬스터를 잡을 때 일정 행동을 취해야 넘어갈 수 있는 것)을 사용해 액션성이 한층 강화됐다.
카카오게임즈가 ‘POE’에 이어 ‘POE2’도 퍼블리싱 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POE’와 ‘POE2’의 영상을 다루는 한국 공식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이용자와의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 해당 채널에서는 지금까지 공개된 ‘패스 오브 엑자일 2’의 공식 예고 영상을 한국어 자막과 함께 시청할 수 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