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한가위를 앞두고 주요 식음료, 가공식품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코카콜라가 먼저 인상을 결정하면서, 업계도 따라서 인상 움직임을 보인다. 다음달을 기점으로 도미노 인상이 우려된다.

지난 4월 총선 영향으로 정부의 압박에 억눌려있던 물가가 폭발하는 모양새다. 인상을 결정한 기업들은 ‘원가 압박’을 내세우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상분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이다. 올 하반기 소비자 물가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코카콜라가 신호탄이다. LG생활건강의 자회사 코카콜라음료는 9월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격을 평균 5% 올린다고 밝혔다. 350㎖ 캔 한 개 가격이 2000원에서 2100원으로 오른다. 490㎖ 캔은 2200원에서 2300원(4.5%)으로, 코카콜라페트 등 500㎖ 제품은 2300원에서 2400원(4.3%)으로 100원 상승한다.

스프라이트 355㎖ 캔도 1700원에서 1800(5.9%), 파워에이드 마운틴블라스트도 600㎖ 페트 2200원에서 2300원(4.5%) 인상한다.

LG생활건강 측은 “수입 원부자재 및 인건비, 제조 비용 상승 등 제품 전반에 걸쳐 원가 상승 압박을 받아왔다. 편의점에 공급하는 일부 제품 출고가를 9월1일부터 평균 5% 인상하는 것”이라며 “콜라 기준 1년 8개월 만의 인상”이라고 강조했다.

국순당의 발효술인 ‘백세주’도 리브랜딩 후 인상을 결정했다. 국순당은 백세주 출고가(375㎖ 기준)를 9월부터 4600원에서 5100원으로 9%로 올렸다. 백세주 가격 인상은 2022년 편의점 판매 가격을 약 10% 올린지 2년 만이다.

국순당은 “2020년 백세주 리뉴얼을 진행한 이후 4년만에 전면 리브랜딩을 단행하면서 가격 변동을 결정했다”며 “사용되는 재료 등이 변경돼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음료, 주류에 이어 주요 식품 가격도 오른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대상 종가집 김치 가격이 두 자릿수로 인상된다. 맛김치 80g은 1500원에서 1600원으로(6.7%), 맛김치 900g은 1만3000원에서 1만4600원(12.3%)으로 오를 예정이다. 종가 맛김치 50g 역시 종전 1000원에서 1100원(10%)으로 비싸진다.

특히 가공 김치의 대표 브랜드인 대상 ‘종가집 김치’ 가격 인상 소식에 염려가 쏟아진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김치를 담가 먹는 것보다 가공 김치를 소비하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상은 “그동안 물가안정을 위해 최대한 감내해왔다. 그러나 누적된 가격 인상 요인 탓에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했다”며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인상 폭을 최소화했다. 특히 10% 인상된 것은 900g 대용량 제품으로, 편의점 주력 제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의 냉장 가정간편식(HMR) ‘햇반컵밥’ 제품도 가격 조정을 결정했다. 햇반 백미 대신 잡곡을 바꾸면서 9월부터 14.2%(600원) 상승한 4800원에 판매한다. CJ제일제당은 “젊은 층의 잡곡 선호가 높아 백미로 만든 컵반은 단종하고 잡곡이 들어간 제품을 새로 출시하는 것”이라며 “제품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조정한 것이지 인상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앞서 오뚜기도 3분 카레와 케챂 등 주요제품 가격을 올다. 대형할인점에서 30일부터 7~15%, 편의점에서는 다음 달 1일부터 10%가량 오른다. 오뚜기는 “원료 가격 압박으로 인한 인상”이라며 “ 케챂, 파스타소스의 주재료인 토마토페이스트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데 원료 시세가 너무 올랐다. 후추 역시 원두가 폭등한 것을 이제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식품 기업들은 하반기를 기다렸다는 듯 인상을 결정했다. 추석이 다가오고 있어 소비자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식품·외식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던 정부의 대책에 관심이 쏠린다. gyuri@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