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과속방지턱은 보행자 안전을 위한 중요한 도로시설이다. 특히 어린이 보호구역이나 주거 지역에서 차량 속도를 낮추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는 것.
정부도 보행자 안전 강화를 위해 과속방지턱 설치를 적극 추진하며, 방지턱의 수는 지속 증가했다.
그 결과 현재 우리나라 전국 도로에는 약 11만 6000개의 과속방지턱이 설치된 상태다.
그런데 안전에 필수인 과속방지턱이 유발하는 문제도 있다. 규격초과에 인한 자동차 충격, 특히 전기차 손상이다.
■비만형 과속방지턱
전기차 배터리는 차량 아래쪽에 위치해, 하부 충격에 취약한 구조다. 규격을 초과한 방지턱을 지날때 배터리에 과한 압력이 가해지면서 수명 단축뿐 아니라 화재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
또한 과속방지턱의 높이나 경사가 지나치게 가파르면, 차량의 서스펜션 시스템과 차체 프레임에도 손상은 발생할 여지가 높아진다.
국내 도로법상, 과속방지턱의 높이는 10cm 이하, 너비는 최소 30cm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규격을 초과하는 사례는 빈번하다.
우선적으로 차량 운전자가 먼저 도로방지턱에서 가급적 천천히 운행해야 하겠지만, 도로 관리 당국도 과속방지턱의 규격 준수를 확인하며 초과시 수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과속방지턱에서 감속페달에서 발 뗀다?
운전자가 조심한다고 해도, 야간이나 여러 도로환경으로 인해 과속방지턱의 비만 정도를 식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럴 땐 차량 속도를 10~15km/h 이하로 감속해야 한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통과하면 차량 하부 충격으로 차량 손상 및 승차감 저하를 피할 수 없다. 한두번은 괜찮아도 수차례 반복적으로 충격을 받으면 차량 피해는 누적된다.
그렇다고 비스듬히 접근하면 한쪽 바퀴가 먼저 충격받아 차량이 불안정해질 수있다. 과속방지턱은 직각으로 접근해 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과속방지턱 앞에서 적절히 감속한 후, 막상 방지턱을 넘을 때는 브레이크를 살짝 푸는게 되레 차량 충격을 줄인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 의견이다.
■해외 스마트 과속방지턱
해외에선 스마트 과속방지턱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스웨덴의 액티범프(Actibump) 시스템은 과속 차량에만 도로 표면이 하강해 충격을 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차량 손상을 줄이고 교통 흐름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네덜란드 역시 전기차 전용 도로와 스마트 과속방지턱을 도입했다.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대표는 “차세대 스마트 과속방지턱 기술의 도입과 개선이 시급하다”며 “전기차와 고급 승용차는 물론, 모든 차량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도로 인프라의 혁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단순히 차량 보호에 그치지 않고, 도로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해 교통 안전의 새로운 표준을 정립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