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실패를 피할 수 없다. 아무리 뛰어난 마무리 투수도 한 시즌에 2, 3차례 블론 세이브를 범한다. 비난받는 게 운명이고 별다른 탈출구는 없다. 답은 꾸준한 마인드 컨트롤과 다음 경기 활약뿐이다.

롯데 마무리 투수 김원중(31)도 그렇다. 유독 기복이 심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굳건히 마운드를 지키다가도 몰아서 블론 세이브를 범한다. 7월에 특히 심했다. 세이브 없이 블론 세이브만 세 번이 나왔다. 그러다 8월에는 블론 세이브 없이 세이브만 5개를 올렸다.

이렇게 파도 속에서 한여름을 보냈고 어느덧 2024시즌 마지막을 향한다. 지난 7일 사직 SSG전에서 블론 세이브. 하지만 10일 잠실 LG전에서는 2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김원중이 늘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심정을 밝혔다.

김원중은 LG전을 마친 후 “못하고 부진해도 최대한 내가 안 좋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한다. 주춤했어도 주춤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야구가 그렇다. 안 좋은 것만 생각하면 끝도 없이 안 좋은 것만 생각난다. 안 좋아도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때문에 심리적으로 빨리 회복하는 게 필요하다. 이제는 안 좋은 생각을 정리하는 법을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원중은 자신만의 멘탈 치료법을 솔직하게 전했다. 그는 “경기 끝나고 맛있는 거 먹으면서 기분을 푼다. 그리고 이제는 다들 아시는 것 같은데 게임 한 두판씩 한다. 야구를 잊고 생각을 단순하게 정리하는 데에 게임이 괜찮다. 안 될 때 게임을 하면서 잊으려 한다”고 미소 지었다.

흔들려도 쓰러지지 않은 법을 터득했다는 얘기다. 김원중은 “경기를 하다보면 안 좋은 순간은 꼭 오는 것 같다. 그래도 잊고 흔들림 없이 다시 마운드에 서는 게 내가 할 일”이라며 “어떻게든 걸어서 앞으로 나간다는 마음으로 늘 준비한다. 못해도 못한 것을 잊는 법을 알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게임으로 풀려고 했지만 게임이 안 되면 더 열받지 않나?’라는 질문에도 당당하게 답했다. 김원중은 “게임이 안 되는 것은 괜찮다. 일단 야구를 잊기 위해 하는 거라 그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 게임으로도 경쟁하고 집중한다. 야구처럼 어려운 게임을 해야 집중하고 야구를 잊기 더 좋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원중은 베테랑 답게 후배 포수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오늘도 그렇고 우리 포수들이 얼마나 잘하는지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강)태율이 송구 보시지 않았나. 예전에 2군에서부터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나는 태율이의 어깨가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었다. 태율이도 그렇고 우리 포수 3명 모두 어깨가 정말 좋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