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한국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가고 공감대를 만들고 싶다.”

100여년간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세기의 아이콘 ‘조로’가 K-뮤지컬 형식의 ‘조로:액터뮤지션’으로 대장정을 시작한다.

‘조로’는 정체를 숨기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액션 가면 히어로’다. 2008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해 개막 일주일 만에 극장 박스오피스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작품은 세계적인 집시 밴드 ‘집시 킹스(Gipsy Kings)’의 대표곡들로 넘버를 구성해 시공간을 넘나든다. 배우들은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플라멩코를 추고, 화려한 검술 액션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2022년 영국 채링 크로스 극장에서 첫선을 보인 ‘조로:액터뮤지션’은 이번 한국 공연을 위해 K-뮤지컬의 색깔을 담았다. 스토리부터 서양권에서만 통할 수 있는 유머, 감정선까지 모두 뜯어고쳤다.

각색과 연출을 맡은 크리스티안 두람은 “20년 동안 ‘조로’에 참여하면서 디에고와 라몬의 관계는 계속 변화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두 인물의 갈등을 부각하고 극적인 요소를 더하기 위해 다시 형제로 재탄생했다”고 설명했다.

다소 고지식한 한국만의 정서에 맞춰 대본도 전면 수정했다. 단, 집시 문화와 같은 액터뮤지션만의 매력은 한 숟가락 더 넣었다.

크리스티안 연출은 “디에고와 라몬, 이네즈와 루이자의 관계에 더 치중했다. 집시 문화가 잘 와닿지 않을 한국 관객들에게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자유롭게 생활하는 이들의 삶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녀 간 뜨거운 사랑 신은 조금 식혔다. 크리스티안 연출은 “서양권에서는 키스신이 굉장히 자유롭다. 하지만 한국은 무대에서 열정적으로 키스하면 안 좋은 시선을 받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곳곳에서 공연하며 나라마다 스타일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서양권에서는 캐릭터의 감정 이 통할 수 있겠지만, 한국에서는 안 통할 수 있어 제작사와 배우, 협력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 관객에게 쉽게 다가가고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많은 부분을 수정했다”고 전했다.

한편 올가을 새로운 버전으로 한국 무대에 오른 ‘조로:액터뮤지션’은 이달 11일부터 11월17일까지 서울 대학로 인터파크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한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