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교촌치킨의 소스 레시피는 소수의 직원만 알고 있는 일급비밀입니다.”
지난 26일 찾아간 충북 진천 덕산읍에 있는 비에이치앤바이오 소스 공장. 이곳은 교촌치킨의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소스를 제조하는 곳으로 교촌의 ‘비밀병기’다.
송원엽 비에이치앤바이오 대표는 “교촌치킨 시그니처 메뉴인 간장, 레드, 허니치킨 맛의 비결이 소스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모두 이곳에서 탄생한다”며 “레시피를 아는 직원이 극소수로 그들만 소스 배합을 해 매번 일관된 맛을 낸다”고 밝혔다.
특히 간장, 레드 등 교촌치킨 소스의 ‘핵심 레시피’는 극비사항으로, 교촌치킨이 33년 동안 지속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로 꼽힌다.
교촌치킨의 소스 비결엔 국내산 농산물도 있다. 교촌은 창업주 권원강 회장의 경영철학인 ‘진심경영’을 담아 우리 농산물의 상당수를 계약재배로 들여오고 있다. 간장, 레드, 허니 치킨소스의 원재료인 청양홍고추, 마늘, 아카시아꿀 등을 계약재배로 수매하는 등 지역농가의 판로개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실제 교촌 비에이치앤바이오가 최근 3년간 매입한 청양홍고추는 총 2800톤을 훌쩍 뛰어넘으며, 이 중 절반 이상(58%)이 계약재배 물량이다. 홍고추뿐 아니라 간장소스에 사용되는 국내산 마늘(최근 3년간 약 700톤)과 허니소스에 쓰이는 아카시아꿀(최근 3년간 약 315톤)도 산지 농가를 발굴해 계약재배로 진행하고 있다.
◇ 업계 유일 ‘소스 전용 생산시설’ 보유, “K푸드 발판될 것”
충북 진천 덕산읍 1만5375㎡의 부지에 연면적 9392㎡ 규모로 조성된 비에치앤바이오는 연간 최대 1만2465톤의 소스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교촌치킨의 대표 소스는 물론 국내 주요 식품업체에 납품하는 OEM/ODM 소스 2000여종의 레시피를 보유하고 있다.
비에이치앤바이오 진천 생산시설의 자동화 설비 시설은 4층(전처리&배합실), 2층(포장실), 1층(완제품 적재실) 총 3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2017년 준공된 비에이치앤바이오 진천생산현장은 컵포장기, 파우치 포장기 등 5종(10대)의 충진설비와 10대의 배합탱크 등을 보유하고 있어 하루에 30~40톤의 소스를 생산하고 있다. 소스는 ‘비가열 공법’으로 만들어진다.
김태윤 비에이치앤바이오 생산품질혁신본부 상무는 “유통기한이 가열공법에 비해 짧고 제조 원가는 비싸지만, 국내산 프리미엄 식재료 본연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청양홍고추를 직접 착즙하는 등의 비가열 제조공법을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특히 “소스 제조 시설은 ‘물이 없는 현장’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이 고여 있으면 미생물이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위생을 위해 물이 설비에서 바로 버려질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7개국(미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두바이, 중국, 대만)에 진출한 교촌치킨의 모든 해외 매장에서 판매되는 치킨에 제공되는 소스도 오직 이곳에서 제조되고 있다.
송 대표는 “소스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다. 교촌에프앤비도 비에이치앤바이오를 운영하면서 지속 핵심 소스를 개발 중이다”며 “7개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수출량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수준.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 소스를 대표하는 회사로 성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비에이치앤바이오는 지난해 매출액 285억원, 영업이익 42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대비 12.6%, 26.3% 감소한 규모로, 2년 연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이에 송 대표는 “비에이치앤바이오 올해 목표 매출액 350억원이다. K푸드를 대표하는 글로벌 회사로의 성장에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gyuri@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