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 기자] ‘랜더스의 심장’ 최정(37·SSG)가 천금 같은 만루포를 쐈다. 3회 투런포를 쏘더니 4회는 그랜드슬램이다. 역대 최다 만루홈런 단독 2위가 됐다.

최정은 30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최종전 키움과 경기에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3~4회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우선 3회말이다. 0-0으로 맞선 상황. 초반부터 찬스는 있었는데 살리지 못했다. 묘한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최정이 깼다.

1사 1루에서 타석에 섰다. 마운드에는 김선기가 있었다. 카운트 2-1에서 4구째 가운데 몰린 시속 130㎞ 슬라이더를 때렸다.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 125m짜리 선제 투런포다. 시즌 36호.

4회말 다시 대포가 불을 뿜었다. 박성한 적시타로 1점 더 달아나 3-0이 됐다. 상대 실책이 겹치며 만루가 계속됐다. 그리고 최정이 타석에 들어섰다. 마운드에는 사이드암 김동혁.

카운트 1-1에서 3구째 바깥쪽 높은 시속 139㎞ 속구를 밀었다. 타구는 우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그랜드슬램이다. 순식간에 7-0이 됐다. 5위 결정전으로 가는 활짝 여는 홈런이다. 시즌 37호 홈런이기도 했다.

만루홈런은 시즌 40호, 통산 1086호, 개인 15호다. 지난 4월28일 문학 KT전 이후 155일 만에 만루 홈런을 쐈다. 연타석 홈런은 시즌 44호, 통산 1214호, 개인 28번째다.

그리고 최정은 통산 만루홈런 15개로 역대 단독 2위에 올라섰다. 이날 전까지 강민호(삼성)와 함께 14개로 공동 2위였다.

역대 1위가 KIA 이범호 감독이다. 현역 시절 만루에 강했다. 통산 그랜드슬램만 17개다. 괜히 ‘만루의 사나이’가 아니다. 시간이 흘러 최정이 2개 차이로 붙었다.

경기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승기를 확실히 잡았다는 점은 확실하다. 이날 무조건 이겨야 했다. 패해도, 무승부여도 가을야구 탈락이다. 이기면 72승2무72패가 되면서 KT와 동률이 된다. 그러면 5위 결정전이다.

그렇게 가고 있다. 이대로 SSG가 승리하면 10월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사상 첫 5위 결정전이 열린다. KT는 2021년 1위를 놓고 타이브레이크 경기를 치른 데 이어 이번에는 5위를 위한 타이브레이크를 치르게 된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