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김호중이 호소했다. 반성한다고 최후진술에서 밝혔다. 검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단호했다. 김호중과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가 음주운전을 조직적으로 은폐한 것이 사법체계를 농락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 심리로 열린 김호중 결심 공판에서 “김호중이 주취 상태에서 중앙선을 침범한 과실로 사고를 낸 데 이어 조직적 사법방해 행위를 했다”며 “국민 공분을 일으킨 점을 참작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 김호중 “그날 내 선택 후회, 똑바로 살겠다” 토로

김호중은 최 판사 앞에 섰다. 최후진술을 통해 그간 심경을 처음으로 밝혔다. 그동안 기자들과 경찰서 등에서 만난 자리에서 입장을 밝히지 않았기에 이날 진술에 이목이 집중됐다.

“피해자 선생님께 죄송하고 반성하겠습니다. 현재 이 시간까지 와보니 더더욱 그날 내 선택이 후회된됩니다. 열 번 잘하는 삶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신 차리고 똑바로 살겠습니다.”

양손을 모았다. 공손하게 말했다. 강남경찰서에 조사 받은 뒤 나오지 않고 6시간 버티기를 할 때와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었다.

변호인은 죄를 인정하는 듯, 인정하지 않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 변호인 “혼자 소주 3병 마시고 인사불성 상태 보기 어렵다” 반박

김호중 변호인은 최후 변론을 통해 “김호중이 이 사건과 관련한 자신의 모든 행동을 깊이 반성하고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달게 받을 각오를 하고 있다”며 “다만 일부 언론 보도와 같이 혼자 소주를 3병 이상 마시고 인사불성 상태에서 운전했다고 보긴 어렵다. 피해자가 합의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음주운전을 했지만, 경찰과 검찰이 음주 측정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헛점을 파고든 것이다.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음주량을 추정할 수 있지만, 현재 사법 체계에서 김호중의 음주량을 특정짓기 어려운 점을 노렸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여론 몰이로 인해 가중 처벌을 받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어 변호인은 “김호중은 널리 알려진 연예인으로서 이미 대중과 여론으로부터 가혹하리만큼 무거운 처벌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법이 허용하는 선에서 최대한 관대한 판결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이 같은 이야기는 뺑소니 이후 김호중이 저질렀던 죄와 상충되는 발언이다. 빗발치는 자수 여론에도 콘서트를 강행했다. 3차까지 술을 마신 뒤에도 경기도 구리시 모텔로 이동해 경찰이 음주 수치를 특정할 수 없게 했다. 경찰의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앗다. 음주 후 17시간이 지나서야 강남경찰서에 출두했다. ‘관대한 판결’을 요구하는 선결 조건에는 그에 걸맞은 행동이 수반됐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 김호중 측 발목 통증 이유로 보석 신청…11월13일 선고

김호중은 보석을 신청했다. 발목이 아프다는 이유에서다. 지병이 있다는 점이 방송을 통해 지속적으로 나온 바 있다. 앞선 공판이나 경찰 출석에서도 언론에 자신이 아프다는 점을 어필하기 위해 절뚝거리는 모습으로 나온 바 있다. 이날 공판엔 보석 청구에 대한 심문도 함께 진행됐다.

김호중은 지난 5월 9일 밤 11시 44분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 중앙선을 침범해 맞은편에 있던 택시와 충돌했다. 이후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하는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김호중 선고일은 11월 13일이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