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실업자 5명 중 1명은 반년 이상 일자리를 찾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특수고용·프리랜서는 5년간 233만 명 이상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외환 위기와 빠른 시대적 변화 등이 이유로 꼽힌다. 반면, 일각에서는 팔자 좋은 ‘백수’ 생활을 즐기려는 경향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실업자 수는 56만4000명이다. 이 중 6개월 이상 장기 구직자 수는 11만3000명으로 20.0%로 나타났다. 1999년 8월(20.1%) 외환 위기 여파 이후 2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올해 전체 실업자 수는 7월부터 감소하며 두 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장기 실업자 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5월 11.0%, 6월 12.0%, 8월 12.3%, 8월 20.0%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청년층의 ‘젊은 백수’가 가장 늘었다. 마이크로데이터 등에 따르면 월평균 장기 실업자 9만858명 중 30대 이하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15~29세 청년층이 2만9422명(32.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가 2만1177명(23.3%)으로 뒤를 이었다.

3년 이상 미취업 청년이 다시 증가세를 보인다. 5월 기준, 2021년 9만6000명에서 2022년 8만4000명, 2023년 8만 명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다시 8만2000명으로 늘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인해 ‘쉬었음’ 청년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지난 8월 비경제활동 인구 중 ‘쉬었음’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6% 오른 24만5000명이었다. 8월 기준 통계로 보면 2003년 이후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그러나 입맛에 맞는 직장만 고집하려는 것은 아니냐는 의심도 산다. 실제 장기 실업자 중 이전 직장을 그만둔 이유로 24.7%가 ‘시간·보수 등 작업 여건 불만족’이라고 답했다. ‘쉬었음’에는 취업 의사가 없는 사람, 취업 의사가 있어도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 직장을 찾지 않는 사람 등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실업급여의 대상과 조건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한 직장에서 입사·퇴사를 반복하며 실업급여만 1억 원을 타낸 사실이 적발돼 파장을 일으켰다. 또 각종 커뮤니티에는 ‘실업급여 10번 이상 받는 방법’ 등의 사기 수법들을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지속 발생하자, 근로자들은 장기 실업자들에 대해 “일부러 일자리를 안 구하는 것 같다”, “팔자 좋은 백수들이 많다”며 실업급여, 청년근로지원금 등의 혜택을 줄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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