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겪어도 사회 적응할 수 있는 작품 만들고 싶었다”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영화는 특이한 질병을 가진 두 남녀를 다룬다. 월경증후군(PMS)으로 인한 짜증 때문에 회사까지 관두게 된 후지사와(카미시라이시 모네 분)는 아동용 과학 키트를 만드는 작은 회사, ‘쿠리타 과학’으로 온다. 공황장애를 앓는 야마조에(마츠무라 호쿠토)와 맞딱뜨리며 서로의 고충을 이해하게 된다.
일본에서 떠오르는 영화감독 미야케 쇼 감독 신작 영화 ‘새벽의 모든’이 지난 18일 개봉했다. ‘젊은 거장’이란 칭호에 미야케 쇼 감독은 “거장이라는 말엔 솔직히 아무 생각도 없다. 부담스럽지도 않다”며 “이제 40대니까 40대에 찍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웃어 보였다.
미야케 감독은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한 커피숍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PMS나 공황장애 당사자는 아니지만 저와 다른 특성을 가진 존재에 접근했다”며 “원작 소설에 끌린 이유가 두 사람이 연인 관계로 빠지지 않는다는 점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영화나 소설에 보면 고민거리를 안고 있는 남녀가 결국 연애를 하죠. 새로운 걸 해보고 싶었습니다. 현실 세계에 보면 이성 간 연애를 하지 않고도 함께 일할 수 있죠. 그런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촬영 중에 연애 감정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다른 사람이 둘을 봤을 때도 커플처럼 행동하지 않도록 연기를 주문했어요.”
다큐멘터리로 시작해 영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2018)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2022)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베를린 영화제에 세 영화 모두 초청받으며 씨네필 지지를 끌어내고 있다. 인간에 대한 관조적인 태도가 쇼 감독을 관통하고 주제 의식 중 하나다.
미야케 감독은 “캐릭터에 끌려서 만들었지만, 이들이 가진 질병에 관심을 가진 게 아니”라며 “자신이 가진 생각이 바뀌게 되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등장인물이 가진 생각이 ‘A→B→C’로 변해가는 것에 주목한다. 극 중 후지사와와 야마조에가 서로에 대한 간극을 좁혀간다. 이는 상대에 대한 생각이 바뀌면서 일어난 변화다. 이는 행동과 말로 나타난다. 이는 약으로도 해결이 어려운 정신적 고통을 완화하는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인물들에게 2가지 고통이 주어지죠. 하나는 신체적 고통인데, 이건 증상이 발현되면서 생기죠. 또 하나는 사회적 고통이죠. PMS나 공황장애를 겪으면서 사회가 보듬어주면 육체적으로, 고통으로 끝나죠. 당사자 입장에서는 이중고를 겪는 게 되고요. 사회에선 공황장애가 아닌 성별, 국적으로 인한 게 있죠. 다양한 병과 이유로 일을 못 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고요.”
영화는 보편적 테마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그랬기에 치유를 ‘어떻게’ 하는가에 대해 중점을 두고 만들었다. 후지사와는 후리타 과학을 떠난다. 반면 야마조에는 남는다.
미야케 감독은 “양쪽 다 맞는 선택이다. 같은 선택을 했다면 그게 정답을 강요하는 결과가 됐다”며 “한쪽이 떠나고 한쪽은 남는 걸 그들이 생각했다면 다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인터넷에서도 이게 맞다 저게 맞다 분분했다”고 웃어 보였다.
[SS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