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중구=윤세호 기자] “정말 모르겠다. 결국 시즌 초반 분위기가 중요할 것 같다.”

역대급 변화다. 무려 16명이 이적했고 아시아쿼터에 따른 일본 선수도 추가됐다. 그래서 이제 모두 우승을 노린다. 완전히 달라진 여자프로농구가 다채롭게 새 시즌에 돌입한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21일 더 플라자 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업그레이드되는 이번 시즌”을 외친 WKBL 신상훈 총재의 말대로 새 시즌은 ‘치열함’이 역대급일 전망이다. 오랫동안 아산 우리은행과 청주 KB스타즈 2강 체제였던 판도가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왕조를 이뤘던 우리은행은 핵심 선수 박혜진이 부산 BNK 썸으로 이적했다. 박지현도 해외 뉴질랜드 리그에서 뛰고 있다. KB스타즈 ‘국보 센터’ 박지수 또한 터키 리그로 무대를 옮기면서 특급 선수들이 나란히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반면 BNK는 박혜진과 더불어 김소니아도 합류해 이른바 ‘슈퍼 팀’을 이뤘다. 이날 행사에 앞선 미디어 설문조사 결과 역시 BNK의 우승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점쳤다. 총 46표 중 20표를 BNK가 차지했고 BNK 다음으로 우리은행(14표)과 용인 삼성생명(9표)이 많은 표를 얻었다.

미디어데이 주제도 대규모 이적과 이에 따른 우승 가능성이었다. KB스타즈 김완수 감독은 “너무 많이 바뀌었다. 정말 모르겠다. 우승 후보를 꼽기 어렵다. 결국 시즌 초반 분위기가 중요할 것 같다”며 “그런데 설문조사 결과 우리 팀 전망이 좋지 않다. 이게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저평가를 뒤집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령탑으로서 무려 8차례 우승을 이룬 디펜딩 챔프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삼성생명과 BNK를 경계했다. 그는 “변화가 너무 많다. 오히려 변화가 적은 삼성이 강할 것 같다. 그리고 BNK에는 내가 데리고 있던 좋은 선수 두 명이 있다. 중요한 경기에서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다. 삼성생명과 BNK가 가장 유리하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BNK 박정은 감독은 우승 후보 지목에 감격부터 전했다. 박 감독은 “처음 느끼는 기분이다. 처음 이 팀을 맡았을 때는 4강에 들까 말까 하는 팀이었다. 이렇게 좋은 예측을 해주시니 기분이 좋다”며 “정말 좋은 선수들이 왔다. 선수와 발맞춰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BNK 김소니아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 기대하셔도 좋다”고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미디어 투표에서는 0표에 그쳤지만 하나은행도 정상을 응시한다. 하나은행 김도완 감독은 “투표 결과는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뚜껑을 열면 알게 될 것”이라며 “우리 팀은 이번에 진안 선수를 영입했다. 인사이드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자신감을 전했다.

지난 몇 시즌은 우승팀 혹은 챔프전 매치업이 일찍이 결정됐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다르다. 감독과 선수 모두 1강을 꼽기 어려워한다. 즉 김완수 감독의 예상대로 시즌 초반 레이스가 중요하게 작용할 확률이 높다. 2024~2025시즌은 오는 27일 KB스타즈와 하나은행의 부천 경기로 시작점을 찍는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