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캐니언’은 있지만 ‘쵸비’는 없다. 비단 ‘쵸비’ 뿐이 아니다. ‘기인’, ‘페이즈’, ‘리헨즈’도 없는 그것. 바로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우승 커리어다.

젠지는 올시즌 ‘우승’ 전력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이미 지난 5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국제 대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정상에 오르며 증명했다. 비록 지난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에서는 아쉬움을 삼켰지만 누가 뭐래도 ‘2024 롤드컵’ 강력한 우승 후보다.

인수 창단 후 젠지로는 롤드컵 무관이다. 전신인 삼성 갤럭시가 2017년 롤드컵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이 마지막이다. 7년 만에 최적의 기회가 왔다. 멤버도 좋다. ‘우승’을 향한 간절함이 더 필요한 때다.

북미(LCS) 플라이퀘스트와 롤드컵 8강전에서 보여준 젠지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사실 8강 매치업 중 가장 일방적인 승리가 예상됐던 경기였다. 그런데 가장 치열한 대결로 남았다. 플라이퀘스트가 예상을 깨고 잘 싸운 점도 있겠지만 우승 후보 ‘1순위’ 경기력이라기엔 아쉬움이 많은 경기였다. 선수들도 개선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후 메인 스테이지 인터뷰에 나선 ‘캐니언’ 김건부는 “상대가 1세트부터 준비를 잘 해왔다고 생각했다. 긴장했는지 모르겠지만 실수가 많이 나오면서 주도권을 내준 건 실책이라 생각한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예상 밖 혈투가 펼쳐졌다.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 진땀승을 거뒀다. 이에 대해 김건부는 “메타 파악에 어려움은 없었다. 상대 팀이 잘 준비했다. 그리고 잘 했다고 생각한다”며 상대를 치켜세웠다.

항상 우승에 목마르다고 했다. 김건부는 젠지 팀원 중 유일하게 롤드컵 우승을 맛봤다. 그럼에도 우승 갈증은 채워지지 않는다. 다른 팀원들 역시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래서 더욱더 간절함을 갖고 ‘대권’에 도전해야 한다.

준결승에서는 ‘LCK 내전’이 펼쳐진다. 상대는 ‘숙적’ T1이다. 두 팀은 LCK에서 오랜 기간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결승전은 젠·티’란 공식을 만들기도 했다. 무려 2022년 스프링부터 2024년 스프링까지 다섯 스플릿 연속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결승전 전적만 놓고 보면 젠지가 네 번 우승했다.

하지만 롤드컵 무대는 다를 수 있다. 누가 더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여기에 ‘우승은 하늘이 점지한다’고 했다. 그만큼 간절함이 하늘에 닿아야한다. 젠지로선 가장 큰 고비다. T1을 넘어야 정상을 바라볼 수 있다. 젠지가 T1을 꺾고 첫 롤드컵 결승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