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빙그레도 오너 리스크에 빙그레 웃지 못한다.
재벌 3세가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회사 이미지가 실추된 것. 생활밀접형 식품기업은 이미지가 중요한데, 재벌 3세의 반사회적 행동으로 그 피해가 개인에 그치지 않고 기업에 악영향을 끼친 사례다.
빙그레 김동환(41) 사장은 지난 6월 17일 용산에서 술에 취해 소란을 피웠고 주민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다. 당시 음주 상태의 김 사장은 “내가 왜 잡혀가야 하냐”며 경찰관을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15일 김 사장의 음주폭행 혐의에 관한 첫 재판이 열렸다. 검찰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구형했다. 검찰과 경찰 출신 변호사를 선임한 김 사장은 공판에서 폭행 혐의 등을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고 공판은 다음달 7일 열린다.
김 사장은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2014년 빙그레 구매부 과장으로 입사했다. 그리고 지난 3월 사장으로 쾌속 선임되며 3세 경영의 본격화를 알렸다. 김 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조카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폭행 혐의로 인해 빙그레의 3세 경영 구도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후계자로 거론된 김동환 사장이 사회적 물의를 빚은 탓에, 오너가의 경영일선 후퇴도 가능하다.
남양유업의 경우, 홍원식 전 회장은 2021년 ‘불가리스 사태’로 경영일선에서 사퇴한 뒤, 자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힌바 있다. 현재 남양유업 경영권은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쥐고 있다.
빙그레는 매년 최대매출을 갱신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이중고에 처해있다. 앞서 밝힌 오너리스크와 더불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는 중이다. 부당내부 거래 의혹이다.
빙그레가 김 회장의 슬하 세 남매가 지분 100%를 소유한 물류회사 ‘제때’에 일감을 몰아줬고 그 과정에서 법을 위반한 의혹이다.
이번 빙그레 사태를 통해 빙그레뿐 아니라 오너리스크와 사법리스크로 회사와 주주가 피해를 보는 사태가 꾸준히 발생하자, 오너 경영의 구조개선 및 감시 기능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