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덴마크에는 학생들이 1년을 쉬며 자신을 돌볼 시간을 갖는 학교가 있다. 한국에서도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설립한 ‘꿈틀리인생학교’가 있다. 이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만들어졌다. 개봉 전 시사회에서 학부모 입소문을 타며 뜨거워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양지혜 감독은 5일 서울 동작구 메가박스 아트나인에서 열린 영화 ‘괜찮아, 앨리스’를 시사회에서 “최근 시사회를 통해서 많은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극장 문을 나서면서 각자 방식으로 변해야겠다는 공감대를 가졌다. 지금 내가 뭘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더라”며 “오늘 당장 집에 가서 ‘괜찮아’하며 안아주겠다는 분부터 우리 지역에 이런 모델을 가진 학교를 세워봤으면 좋겠다는 학부모도, ‘엘리스법’을 만들어보자고 하는 분도 있다”며 관객 반응을 소개했다.

영화 ‘괜찮아, 앨리스’는 경쟁 중심 교육 시스템과 현대 사회 속에서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다큐멘터리다. ‘꿈틀리인생학교’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기숙사 생활을 한다. 함께 모여 음악도 만들고, 모내기도 한다. 스토리텔링 시간을 통해 자신이 가진 생각을 깨내보이기도 한다. 1년이 지난 뒤에는 공교육으로, 대안학교로, 혹은 학교를 관두기도 한다.

공통점이 있다. 자신의 꿈을 찾아 나선다는 점이다. 양 감독은 “이 학교에 온 학생들은 상처를 입고 왔다. 밝은 모습만 영화에 나오지만 보여지지 않은 모습이 있다”며 “1년 동안 자신을 돌아보면서 다른 사람과 건강하게 관계 맺는 법을 배운다. 이 친구들에게는 전에 없던 마음 근육이 생긴다. 자신감도 얻게 되고 어떤 문제가 왔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고 말했다.

공교육 정규과정에서 완벽하게 벗어난 커리큘럼이다. 이는 교육부 등 국가에서 지원을 받지 않아 가능한 일이다. 양 감독은 “1년을 쉬어가면서 온전히 아이들이 팀 프로젝트이든 본인 목표를 갖고 성공 경험을 갖게 된다”며 “저도 아이 둘을 다 키웠다. 대한민국 입시제도에서 1년을 쉬어간다는 학교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해 취재했다”고 밝혔다.

학교에서는 시간표를 정하지 않고 아이들이 직접 공부하고 싶은 걸 정한다. 모범생이 되지 않는 규칙을 정한다. 양 감독은 “지켜보니 짧은 시간 안에 굉장히 쑥쑥 성장하는 게 눈에 보였다”며 “내가 뭘하면서 살아야 할지 정하고 문제 해결하는 마음 근육이 생긴 것은 큰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1년이라는 제도가 가진 한계점도 분명히 있다. 대학 서열화로 인한 경쟁이 극심한 한국사회에 얼마나 경종을 울릴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이에 양 감독은 “다큐는 용감하게 질문하는 것에 있다. 그 용기 통해서 어떻게해도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것에 균열을 내는 것”이라며 “영화가 13일에 개봉한다. 수능 바로 전날이다. 1% 성공자와 99% 패배자가 갈리는 상징적인 지표가 기점이 수능이다. 수능과 맞장 떠보자는 생각으로 개봉일을 정했다. 수능 때 되면 학생 학부모 모두 힘들다. 바라보는 사람도 힘들다. ‘괜찮아, 다른 길도 있어’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