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김동영 기자] “(이)정후 형 말은 100%죠.”
이제 같은 팀 소속은 아니지만, 여전히 키움 선수들에게 이정후(26)는 특별하다. 특히 후배들은 더 믿고 따른다. 이주형(23)도 마찬가지다.
이주형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를 앞두고 소집된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대표팀에 외야수가 줄줄이 빠지면서 최종 엔트리 승선도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경남고 시절부터 ‘천재’라 했다. 2020 신인 드래프트에서 LG 지명을 받았다. LG가 애지중지한 선수다. 2023시즌 도중 키움으로 트레이드됐다. 우승을 원한 LG가 최원태를 데려오면서 이주형을 보냈다.
2024시즌 115경기, 126안타, 타율 0.266, 13홈런 6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54를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풀타임 1년차 시즌을 보냈다고 할 수 있다.
키움에 오면서 ‘제2의 이정후’ 타이틀이 붙었다. 같은 외야수에 우투좌타이기도 하다. 호쾌한 타격이 일품이다. 여러모로 이정후를 떠올리게 한다.
이정후와 함께 뛴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2023년 반 시즌 정도다. 그래도 이정후는 이주형에게 ‘우상’이다. 최근 귀국한 이정후가 고척에서 훈련을 하면서 다시 만났다.
이주형은 “시즌 끝난 후 대표팀 소집이 있어 계속 훈련했다. 마침 정후 형도 가끔 고척에서 운동 같이 한다. 좋은 얘기 많이 해주셨다”며 웃었다.
이어 “형이 타격 한번 봐주셨다. 형이 ‘올해 뭐가 안 된 것 같냐’고 물었고, 내가 안 되는 부분을 말했다. 그 부분을 원 포인트로 잡아주셨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내용도 밝혔다. “내가 중심이 많이 흐트러진다고 했다. 형이 ‘타격폼이 문제가 아니다. 중간에 햄스트링을 다쳐서 약해진 다리에 힘을 주지 못해서 그런 거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경 쓰지 말고, 보강 운동 열심히 하면 된다. 그냥 아팠던 것이라 생각하고, 처음부터 잘하면 된다’고 했다. 정후 형이 하는 말은 100%다 확신한다. 덕분에 나도 힘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KBO리그를 지배한 선수다. 후배들이 모두 믿고 따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팀은 다르지만, 이정후는 여전히 이정후다. raining99@sportsseoul.com